[크레딧 점검]
에코프로비엠, 등급 하향 트리거 터치…재무 부담↑
지난해 9월 말 순차입금/EBITDA 24.4, 전년比 5배↑…나신평도 '부정적' 전망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0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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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에코프로비엠(신용등급 A)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하향 트리거 요인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황 악화로 EBITDA(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흐름)는 줄어든 반면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지난달 에코프로비엠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크레딧 리스크는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1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순차입금/EBITDA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4.4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기평이 제시한 등급 하향 요인 중 하나인 '순차입금/EBITDA > 3.5'에 해당한다. 


순차입금/EBITDA 비율은 회사가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흐름으로 부채를 얼마나 빨리 상환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이 비율이 3이라면 회사채 현재 수준의 EBITDA로 3년 동안 순차입금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눈길을 끄는 건 에코프로비엠의 해당 수치가 2023년 말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는 점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23년 해당 수치 5.3을 기록하면서 등급 하향 트리거를 처음 터치했는데, 이후 9개월 만에 5배가량 악화된 셈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이는 순차입금이 증가한 반면 EBITDA는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023년 말 1조3126억원이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1조6760억원으로 27.7% 늘었다. 같은 기간 EBITDA는 1560억원에서 마이너스(-) 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진한 업황 탓이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불확실성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방 시장이 침체하자, 에코프로비엠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하향 변동 요인 중 하나인 '부채비율 > 200%'도 연내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전방 업황 둔화에 따른 저조한 영업실적 지속과 2025년까지 계획된 연간 1조원 내외의 투자로 차입금이 증가해 주요 재무비율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부터 시작해 부채비율이 200% 중반대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 순차입금 · EBITDA 추이 (그래픽=신규섭 기자)

이같은 이유에서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지난달 에코프로비엠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전방 업황이 올해 하반기 이후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코프로비엠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니켈계 양극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해당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이달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에서 올해 실적 반등 의지를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최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이후 연속적으로 흑자를 내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금조달 역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국내 1500억원, 해외 35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작년 말 기준 현금은 5000억원 정도 확보했고, 수출신용기관(ECA) 정책 자금도 6000억원 유치해 (자금 조달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 대표의 이 같은 설명에도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보유 현금을 운영자금으로도 사용해야 하는 데다, 오는 9월 만기도래 채권 일정도 있기 때문이다. 규모는 620억원으로 비교적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대규모 지출이 예정된 만큼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에코프로비엠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자금 조달 여건이 예년보다 녹록지 않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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