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지분율↑…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탄력
우호 지분 포함 50%대로 상승…지주사 전환 첫 단추 인적분할 난제 해소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7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 분쟁을 일단락하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호 지분을 포함해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한 만큼 당초 구상대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탈에 이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교보생명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결정한 데 따라 특수관계인, 우호 지분을 포함한 신 회장 측 지분율은 55%까지 상승했다.


신 회장은 올해 2월 신한투자증권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어펄마캐피탈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5.33%를 매입한 데 이어 GIC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4.5%도 SPC를 통해 직접 사들이기로 했다.


신 회장은 신한투자증권 등에 교보생명 보유 지분 전량(33.7%)을 담보로 제공하고 인수대금을 조달해 SPC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신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어펄마캐피탈 보유 지분을 되산 데 이어 GIC가 보유하던 지분도 인수하는 셈이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9.05%)은 일본 SBI그룹에 모두 넘어간다. SBI그룹은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과 신 회장의 각별한 사이 등에 비춰볼 때 사실상 교보생명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교보생명 주주구성 변화 예상.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최근 일련의 거래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GIC 등의 지분 매각으로 지분 약 24%를 들고 있던 2대 주주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사실상 해체됐고 동시에 신 회장 측 지분율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2023년 2월 교보생명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인적분할은 3분의 2 이상 주주의 동의가 필요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어피너티컨소시엄과 갈등 해소가 최대 과제로 꼽혀왔다.


다만 금융당국의 보수적 분위기와 과거 풋옵션 분쟁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로 IPO(기업공개) 도전에 실패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풋옵션 분쟁을 완전히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이사회와 주총을 통과한 다음에는 금융당국의 승인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의 구상대로 지주사 전환을 이루려면 인적분할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의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 등기 등 절차를 차례로 밟아야 한다.


교보생명은 기존 어피너티컨소시엄을 구성하던 IMM 프라이빗에쿼티(PE), EQT 등과도 지분 매각 협상에 나서 풋옵션 분쟁을 완전히 종결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IMM PE와 EQT은 교보생명 지분을 각각 5.23%씩 들고 있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지난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GIC의 지분 매각 소식을 알리며 "주주 간에 적절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협상이 성사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한층 커진 만큼 교보생명 내부에서 IPO, 인수합병(M&A) 등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이전에 IPO에 여러 번 도전한 적이 있다.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는 등 이유로 투자 여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업 중심의 수익 구조를 탈바꿈하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지배구조가 생명보험 중심이라 비보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법규상 제약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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