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KB자산운용의 지난해 인건비와 광고선전비가 증가했다. 임원급 인력 변동이 컸고 ETF(상장지수펀드) 리브랜딩을 진행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변화가 ETF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10일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 661억원, 영업이익 8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순이익은 10.5%(63억원), 영업이익은 8.08%(66억원) 증가했다.
양호한 실적이지만 같은 기간 영업수익이 18.5%(336억원) 증가해 215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순이익과 영업이익의 증가 폭은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은 영업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1269억원으로 전년대비 26.9%(269억원)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판관비가 28.8%(238억원) 증가한 1064억원을 기록, 증가폭이 가장 컸다. 판관비 하위 항목을 살펴보면 먼저 급여가 569억원으로 22.9%(106억원), 퇴직급여가 60억원으로 71.4%(60억원)으로 늘었다.
KB자산운용의 2024년 인력 변동이 활발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 임직원 수는 2024년 말 392명으로 전년대비 3명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임원급 퇴직자가 여럿 나온 점 등이 인건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지난해 KB자산운용의 ETF 담당 임원들이 바뀌는 과정에서 금정섭 전 ETF마케팅본부장이 한화자산운용으로, 차동호 전 ETF운용본부장이 키움증권으로 각각 이직했다. 연말 인사에서도 일부 임원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찬영 전 ETF사업본부장, 노아름 현 ETF사업본부장 등 임원급 인사 영입이 이뤄지기도 했다. ETF 운용역 일부가 퇴사한 자리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에서 수혈된 새 인력이 채우기도 했다.
지난해 광고선전비가 65억원으로 전년대비 306.25%(49억원) 급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ETF 브랜드를 'KBSTAR'에서 'RISE'로 바꾸고 광고 등을 통해 새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집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은 ETF 리브랜딩 이후 인기 배우 임시완 씨를 ETF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그 뒤 서울 지하철 9호선, 서올 여의도역-IFC몰 통로 등에 ETF 전면 광고를 내보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선 리브랜딩 전략이 당초 예상 만틈의 효과를 봤을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평가다. 일단 KB자산운용 ETF 순자산총액은 5일 기준 14조487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동기대비 43.6%(4조3994억원)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요 경쟁자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순자산총액은 14조7806억원으로 106.9%(7조6387억원) 급증했다. 그 결과 KB자산운용이 오랫동안 지켜왔던 ETF 시장점유율 3위 자리도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응해 KB자산운용은 유튜브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마케팅을 다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KB자산운용은 11일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하는데 이와 관련된 대담 영상을 3월 중순 유튜브 채널 'RISE ETF'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 영상은 RISE 미국양자컴퓨티 ETF 투자대상 기업인 리케티컴퓨팅의 수보드 쿨카르니 CEO 화상 인터뷰를 담고 있다. 리케티컴퓨팅은 2013년 미국에서 세워진 양자컴퓨팅 전문기업이다. 쿨카르니 CEO 역시 반도체 및 첨단 IT산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앞서 KB자산운용은 2월 11일 'RISE 미국S&P500'과 'RISE 미국S&P500(H)' ETF 총보수를 연 0.01%에서 연 0.0047%로, 'RISE 미국나스닥100'은 연 0.01%에서 연 0.0062%로 각각 낮추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은 미국 대표지수 ETF 총보수 인하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대표지수 ETF 총보수 인하의 경우 투자자 비용 부담 최소화와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 지원이 주요 목적"이라며 "RISE ETF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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