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파장
'대응파 VS 관망파'...기업별 대응 엇갈려
③셀트리온·SK바이오팜 선제 대응…삼성바이오·유한양행 등 관망 기조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재고를 미리 확보하거나 생산 거점을 조정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반면 정책 세부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신중한 태도로 상황을 지켜보자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생산비 증가와 공급망 차질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고 일부는 관망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 완제의약품을 수출하는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은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 판매 예정 제품의 9개월분 재고 이전을 완료해 관세 부과 전 수출한 물량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또 미국 내 위탁생산(CMO)업체를 활용한 완제의약품 생산을 확대하고 필요 시 추가 생산도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관세 부과 시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원료의약품(DS) 수출을 확대하고 현지 CMO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를 검토 중이며 올해 상반기 중 투자 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도 기존 캐나다 CMO업체를 활용하는 한편 미국 내 생산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 약 6개월분의 제품을 사전 확보해 관세 부과에 따른 단기적 영향을 줄일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미국에서 거두고 있어 리스크 헷지가 절실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반면 정책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당장의 영향을 크지 않다고 보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계약 물량 상당 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이 회사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미국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과 유통은 얀센이 담당하고 있어 직접적인 관세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를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한 휴젤도 일단은 관망 중이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 공급물량을 이미 지난해 선적했기 때문에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되면 그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면서도 정책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 대응과 관망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수입 의약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르면 내달 초 구체적인 적용범위와 예외 조항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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