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장비 R&D 역량 투자 확대…부채 2배 늘어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의 지난해 부채 규모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차세대 장비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로, 이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테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506억원으로, 전년 229억원과 비교해 12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7.7%에서 15.3%로, 7.6%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4년(2021~2024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는 테스가 대규모 투자 지출에 대응하고자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테스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503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45.4%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유형자산 취득에 550억원을, 관계기업 투자에 370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이와 달리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8억원이었던 전년과 달리 101억원을 기록,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전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단기차입금 60억원과 장기차입금 100억원 등 총 160억원의 외부 차입이 신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의 투자가 집중된 곳은 연구개발(R&D) 분야다. 테스는 오는 7월 완공을 목표로 본사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일대에 R&D 센터를 구축 중이다. 앞서 회사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던 2023년 6월 636억원을 투입해 R&D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는 시장 상황보다 차세대 장비 개발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5 등 차세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선단 공정 전환 투자를 늘렸고, 이는 테스의 장비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테스 관계자는 "현재 600억~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본사 부지 뒤편에 D램과 낸드 관련 신규 장비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건설 중"이라며 "신축 건물 크기는 기존에 있던 건물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채 없이도 이를 소화할 수 있었지만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 차입을 진행했다"며 "미래 추가 투자 지출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 비율은 15% 정도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유동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스는 지난해 업황 회복과 주요 고객사의 설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401억원으로 전년보다 6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흑자전환했으며, 순이익은 433억원으로 2666.6%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테스의 실적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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