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진단'주가 상승' 아이에스티이, 스톡옵션 줄매도 '솔솔'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 '아이에스티이(ISTE)'의 주가가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임직원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매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수혜주로 꼽히는 아이에스티이의 주가가 향후 상승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미행사 스톡옵션의 40%가량이 다음달까지 순차적으로 풀리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부 직원들이 스톡옵션 행사에 나선 만큼 일정 부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에스티이 주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공모가(1만1400원) 대비 54.4% 상승했다. 지난달 1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1만7600원(2월28일 종가)에 거래를 마쳤다.
아이에스티이는 반도체 장비 전문 제조사다. 지난해 말 계엄·탄핵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장을 철회했다가 이달 초 상장 재도전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 97% 상승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 중 몇 안 되는 상승 종목이다.
아이에스티이는 반도체용 '풉 클리너(FOUP Cleaner)'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풉 클리너는 반도체 보관 장비인 풉(FOUP)의 커버와 바디를 분리 세정할 수 있는 전문 기기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SK실트론 등을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특히 매출 60% 이상이 SK 계열사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에스티이는 지난해 HBM에 특화된 풉 클리너(NFC400)를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 이 때문에 HBM 수혜주로 지목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 14일 실적도 발표되면서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해 매출은 411억원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주가가 상승하자 스톡옵션 행사도 이어졌다. 앞서 아이에스티이는 상장 전 임직원에게 4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상장 전 기준 미행사 스톡옵션은 79만8000주로, 발행주식총수(899만9478주)의 8.8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미행사 스톡옵션 79만8000주 중 10만주가 최근 행사됐다. 아이에스티이 직원 8명은 지난달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신주 발행 방식으로 행사가격은 주당 2125원이다. 당시 주가를 고려하면 이들은 인당 2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이달 말께 20만주가량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직원 40여명이 보유한 의무보호기간이 없는 스톡옵션 19만8000주가 3월30일부터 행사 가능하다. 이 물량까지 합치면 상장 전 미행사 스톡옵션 중 37%(약 30만주)가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스톡옵션 물량이 시장에 대량 출회되면서 주가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행사된 스톡옵션 10만주에 대한 상장(예정일 3월5일)을 앞두고 주가가 급락했다. 아이에스티이의 4일 종가는 1만5250원으로 1영업일 만에 13.35% 하락했다.
이에 대해 아이에스티이 관계자는 "개인권리를 행사하는 것이어서 회사 입장을 내긴 어렵다"면서도 "하루 거래량이 최소 100만 건 이상이어서 해당 스톡옵션 물량은 크게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에스티이는 올해 풉 클리너의 세계화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이에스티이 관계자는 "현재 한국, 중국, 유럽, 싱가폴 등 13개의 국내외 거래처를 확보했다"며 "여기에 국한하지 않고 더 큰 고객처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직 매출 기여도는 낮지만 플라즈마 기상(수증기) 화학 증착장비(PECVD)도 핵심 먹거리로 꼽힌다. PECVD는 기존 CVD와 달리 플라즈마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더 광범위한 재료를 증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이에스티이의 PECVD는 SK하이닉스의 퀄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PECVD는 아이에스티이의 주력 제품인 풉 클리너보다 30배 이상의 시장 규모를 갖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이에스티이 관계자는 "퀄테스트 통과 후 현재 양산 검증 단계"라며 "올 상반기 안에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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