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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97%'…과도한 의존도 우려
비주력사 손익개선·자사주 정책에도 주가 횡보…비주력 자산 유동화 속도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7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 사옥. (제공=SK스퀘어)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스퀘어가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실적·배당에 의존한 수익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주가 낙폭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로부터 유입되는 배당과 포트폴리오 실적에 기대는 '투자전문 중간지주사' 특성을 고려하면 이렇다할 투자 성과가 부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 수익원인 SK하이닉스가 국내외 증시 영향으로 주가 변동 폭이 커지면서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히 나서야 한다는 시장 목소리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올해 비주력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내 투자 여력을 크게 늘린 뒤 반도체 부문에서 조 단위 빅딜을 타진하는 전략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SK스퀘어 주가는 최근 1주일간 10%대에 육박하는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력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국내외 증시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으면서 주가가 8% 가까이 하락한 결과로 풀이된다. 큰 폭의 등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SK하이닉스 단기차익 실현 매물이 늘고 엔비디아 등 해외 증시 영향이 한층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 중 80%를 차지하고 배당수익의 97.7%를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다. SK스퀘어가 자체 사업 없이 자회사 지분법손익 및 배당에 전적으로 기대는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와 사실상 한 몸인 셈이다. 


양사 주가가 함께 움직이지만 SK하이닉스 지분가치가 SK스퀘어 기업가치에 고스란히 반영되진 않는다. SK스퀘어가 보유 중인 SK하이닉스 지분(20.1%) 가치는 25일 종가 기준 29조2931억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SK스퀘어 시가총액은 13조여원에 그치면서 기업가치가 자회사 지분 가치보다 2배 가까이 낮은 저평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부재한 상황 속에 불안정한 수익구조까지 노출되면서 시장 불안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SK스퀘어는 최근 비주력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실적 개선에 이어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까지 공개했지만 이렇다할 주가 반등은 아직이다. 유의미한 포트폴리오 투자 계획이 가시화되기 전까진 시장 저평가가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 지분법손익 비중이 국내 최대 수준인 만큼 탄탄한 자회사 실적이 뒤따라야 하지만 이미 SK하이닉스 위주로 획일화된 수익구조가 장기간 고착화 돼버린 상태"라며 "최근 1년 동안 주가 상승률이 50%대에 육박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기업 고유의 체질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K스퀘어는 현재 투자 여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주력 포트폴리오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성장투자·주주환원 자금을 한층 축적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법손익은 1조2007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하면서 영업이익도 1조16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6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고 주주환원에 투입되는 이익잉여금 역시 2조4207억원으로 153%나 늘었다.


관건은 비주력 자산 유동화 여부다. SK하이닉스와 시너지가 가능한 조 단위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 자금을 먼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낮은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를 매각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전면 재편해 직접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가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 손실을 이어가는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몸집을 줄여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손익 개선에도 매출 기여도가 미미하고 향후 성장성도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매각 절차가 답보 상태인 11번가는 최근 SK스퀘어가 기존 재무적투자자(FI) 투자 회수를 돕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올해 매각 움직임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원스토어의 경우 최근 콘텐츠 자회사인 로크미디어를 매각하는 등 몸집을 줄이면서 손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앞서 로크미디어는 지난해 7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원스토어 순손실 규모를 한층 키웠다.


SK스퀘어는 올해 비유동 자산 유동화 범위를 넓히는 데 우선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최고투자책임자를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등 투자·포트폴리오 관리 조직 효율화에도 나선 바 있다. 최근에는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빅딜 예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올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 범위를 한층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ICT 포트폴리오 영역에서 유동화할 부분은 유동화하고 밸류업이 가능한 곳은 손익을 개선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라며 "자산 유동화 작업을 이어가며 중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자금을 쌓은 뒤 반도체 빅딜에 본격 나설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앞서 SK그룹은 2028년까지 103조원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 중 80%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된다.


올해 각 계열사 수장들을 중심으로 한 속도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25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운영개선은 기본과 원칙의 문제이며 이를 통한 비용 절감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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