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어군탐지기 전문업체 '삼영이엔씨'에 또다시 악재가 터졌다. 수년간 반복돼 오던 남매간 경영권 갈등이 봉합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선 듯 했으나 최근 오너 2세의 횡령·배임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잇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삼영이엔씨 입장에서 향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영이엔씨는 최근 황재우 전 대표 등에 대해 '횡령·배임'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다. 황 전 대표는 삼영이엔씨의 최대주주인 황원 회장의 장남이다.
고소 대상은 오너일가의 장남인 황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이미 삼영이엔씨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김 모 씨와 삼영이엔시와 거래해오던 업체 대표이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 금액은 224억1600만원이다.
이후 삼영이엔씨는 24억7686만원 규모의 추가 횡령 사실이 확인됐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총 횡령 금액은 248억9286만원으로 늘었다. 이는 삼영이엔씨 자기자본의 67.4%에 해당한다. 횡령배임 발생으로 삼영이엔씨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지난 11일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번 주권매매거래 정지로 삼영이엔씨는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42억원 규모의 제3회차 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이달 24일부터 시작됐는데 외부 자금 조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삼영이엔씨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43억원 수준으로 여유롭지 않은 상태다.
현재 이달 28일 예정된 제5회차 CB의 납입 가능성도 낮다는 관측이다. 삼영이엔씨는 지난해 9월 글로리아조합을 대상으로 7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후 납입일이 수차례 연기된 바 있다. 여기에 거래정지까지 이뤄지며 4회차에 이어 5회차 CB 발행도 철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삼영이엔씨는 4회차 CB 발행을 통해 풋옵션에 대응하려 했지만 납입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철회했다. 당시 신한투자증권, 제이씨에셋자산운용 등 제2회 CB 채권자들이 총 33억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다. 채권자들이 채권을 할인해 주면서 삼영이엔씨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삼영이엔씨도 현 상황에서는 외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영이엔씨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횡령배임 문제로) 거래정지가 되면서 자금 조달 계획이 여의치 않게 됐다"며 "그렇더라도 오는 28일 CB 발행 등 자금 확보 노력은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5회차 CB 자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을 때를 대비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결정된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김중철 삼영이엔씨 대표는 '경영상황에 대한 사과문'을 통해 "현실성이 없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재무구조의 악화를 초래했다"며 "회사의 발전 근본은 투명하고 건전한 재무구조에서 나온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과거를 청산하고 분골쇄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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