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HL만도가 1년 만에 두드린 회사채 시장에서 모집액을 상회하는 주문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이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발행 물량을 500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셔너로 도약 중인 HL만도의 성장 모멘텀이 투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L만도는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제16-1회차 무보증사채와 500억원 규모의 제16-1회차 무보증사채를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HL만도가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것은 2400억원 규모의 제15회차 무보증사채를 찍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이다.
HL만도는 지난 14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 물량을 훌쩍 넘는 주문을 받게 되자 조달 규모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3년물 짜리 제16-1회차 무보증사채에 1조2800억원의 수량이 몰리면서 8.53:1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모채 발행량을 기존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사채는 4개의 증권사에 분산해 배정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600억원을 총액인수하고 이어서 대신증권 450억원, 한화투자증권 350억원씩이다.
5년물 짜리 제16-2회차 무보증사채 금액은 기존대로 500억원을 유지한다.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150억원씩 총액을 인수하고 IM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이 50억원씩 배정받는다.

HL만도는 제16-1회차 사채로 조달하는 2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채무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HL만도는 올해 상반기까지 4곳의 국내외 은행에서 빌린 1500억원의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다. 차입처별로 보면 산업은행이 6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뒤이어 국민은행 500억원, 중국건설은행 400억원 순이다.
나머지 500억원은 제16-2회차 사채로 마련하게 되는 500억원과 함께 대금 지급에 쓸 예정이다. 올해 5월 안으로 1000억원 전액을 독일계 부품사인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를 비롯한 79개 협력사에 지불해야 할 물품대금을 갚는데 사용한다.
이번 공모채 흥행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차별된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HL만도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HL만도는 미주를 중심으로 IDB2(2세대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를 본격 공급하면서 자율주행 이중화 설계 대응력을 한층 키웠다. 또한 전기차 강국인 중국에서는 신규 OEM(제조사)에 R-MDPS(랙마운트 방식 파워스티어링), MoC(구동형 주차 브레이크) 등 전장화 부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HL만도의 100% 자회사인 HL클레무브는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중앙 집중형 플랫폼) 개발을 통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시대를 앞당긴다는 포부다. HL클레무브는 글로벌 부품 시장에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자율주행 밸류 체인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HL만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과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최근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른 회사의 성장 비전과 전략을 공유한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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