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한파
흥했던 공모주 펀드, 연초부터 '허우적'
②수익률 '뚝', 펀드 유입 자금도 줄어…IPO 선진화 방안 탓 약세 지속될 듯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통상 연초에는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신규 상장기업들도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몰아친 한파가 연초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올해 초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도 고전을 면치 못하자 공모주 시장은 더욱 얼어붙는 분위기다. 이에 딜사이트는 공모주 시장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금융당국이 제시한 공모주 개선 방안에 대한 실효성도 점검해본다.[편집자 주]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2020년부터 시작된 공모주 투자 열풍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던 공모주 펀드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최근 상장된 회사들의 주가가 녹록지 않은 흐름을 보이면서 수익률은 뚝 떨어졌다.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도 줄어들면서 자금순유출로 돌아서기도 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펀드의 자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유출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설정돼 판매되는 155개 공모주 펀드에서 연초 이후 이달 14일까지 총 979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6개월 전부터는 총 7조1020억원, 3개월 전부터는 5조587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10조459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던 1년 전 흐름과 확연히 상반된다. 5년동안 15조330억원의 거대 뭉칫돈이 유입된 것과 비교해도 투자심리가 크게 바뀌었다. 국내 45개 테마 펀드 중 연초 이후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간 수치이기도 하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수익률도 최근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이다. 예컨대 연초 이후 공모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62%에 불과했다. 1년 수익률은 4.75%, 2년 수익률은 12.36%에 달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단기 수익률은 악화됐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공모주펀드 상품은 브레인자산운용의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으로, 연초 이후 20.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 수익률도 30.76%에 달한다. 이어 다올자산운용의 '다올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은 연초 수익률 14.0%를 기록했다. 웰컴자산운용의 '웰컴액티브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도 12.99%의 연초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최근 상장한 기업의 비중이 작고, 기존 편입 주식의 성과가 높아서 거둔 수익률이다.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펀드는 대부분 자산비중이 주식으로만 이뤄져 있는데 주요 포트폴리오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전환우선주, 레인보우로보틱스, 엠로, SM, 더존비즈온 등으로 최근 상장한 주식은 아니다.


공모주펀드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자금의 70% 이상을 국공채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일반 공모주펀드가 있다. 자금의 45%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자금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코스닥시장 상장사에 투자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있다.


공모주펀드가 시장의 관심을 받은 건 2020년부터다. 일반 투자자가 직접 기업공개(IPO) 공모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배정받는 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모주펀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하이일드펀드나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수요도 적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BBB+급 이하의 채권이나 코스닥 종목 주식을 담을 유인이 떨어지는 점도 시장에 여파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IPO 선진화 방안도 공모주 펀드의 약세를 가속할 전망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공모주 재간접 펀드 운용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이를 주력으로 삼는 하우스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재간접펀드는 모집한 펀드자금을 다시 재간접펀드로 재투자해 배정 물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금융당국이 기관 수요예측 참여자격을 강화하면서, 고유재산 참여 시에만 존재한 등록기관이나 총위탁재산 규모 관련 자격요건을 운용재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게 됐다. 즉 재간접펀드에 재투자한 자금을 빼고 남은 금액에 할당된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재간접펀드를 이용한 우회적 참여가 제한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전체 공모주 펀드의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재간접 펀드를 활용한 공모주 투자 방식이 편법이라는 점에서는 IPO 제도 개선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모주 배정량을 늘린 수익 극대화 전략이 통하지 않으면서 소형, 신생 운용사의 참여가 줄고, 전체 공모주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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