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방산 전문기업 MNC솔루션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외형성장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최근 K-방산 열풍이 불면서 수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회사를 인수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수출 1488억원…K-방산 호황 덕 '톡톡'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MNC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28억원, 3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4.2%, 영업이익은 7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의 경우 145억원에서 270억원으로 무려 85.6% 올랐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수출 증가가 꼽힌다. 지난해 MNC솔루션의 수출매출은 1488억원으로 전년 대비(708억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52.6% 수준으로 작년을 기점으로 수출 매출이 내수 매출(1340억원)을 역전했다.
MNC솔루션은 1974년 설립 후 50여년간 방산용 모션 컨트롤 및 정밀 제어 기술을 전문으로 연구·개발해 온 기업이다. 전신은 두산그룹 계열사인 모트롤이다. 지난 2023년 12월 방산 사업 부문을 독립 분사해 MNC솔루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유압 기술을 바탕으로 지상, 유도, 항공, 해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포탑 구동 시스템 ▲천무·천궁-II 등 유도무기의 발사대 구동 장치 ▲KF-21, 수리온 등 항공기의 유압 펌프와 연료 조절 장치 등이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G넥스원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 열풍으로 K9 자주포, K2 전차의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MNC솔루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K9 자주포의 경우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K2 전차 역시 전 세계 3.5세대 전차 중 최고의 가성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정부 국책 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는 점도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MNC솔루션은 현재 지상, 항공, 해상 무기체계에 탑재하는 장비 및 유압펌프 개발을 위해 정부 국책 과제와 연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개발한 일부 제품의 매출을 인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웰투시·소시어스, 2021년 인수 후 본업강화·업사이드 확보…밸류업 역량 '입증'
MNC솔루션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소시어스 컨소시엄이다. 지난 2021년 컨소시엄은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매물로 나온 모트롤(현 MNC솔루션)을 450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당시 2090억원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마련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컨소시엄은 그간의 제조업 투자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MNC솔루션의 밸류업에 나섰다. 본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기술 부문 역량을 키운 뒤 해외 수출을 빠르게 늘리며 수익성을 강화했다. 실제 MNC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8%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이듬해 9.2%로 3.4%포인트(p) 상승하더니 지난해에는 12.2%까지 올랐다.
기존 사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업사이드(추가 상승여력)도 키웠다. 현재 MNC솔루션은 방산 부문에서 직수출 및 항공체계 사업 진출 등을 준비하고 있다. 민수 부문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우주항공 산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웰투시·소시어스 컨소시엄은 투자원금의 80% 가량을 회수한 상황이다. 지난 3년 여간 배당금으로 520억원 가량을 회수했으며 작년 10월 두산밥캣에 모트롤 민수 부문 지분 100%를 2421억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작년 말 MNC솔루션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면서 780억원 가량을 구주 매출로 회수했다.
향후 투자금회수(엑시트)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상장 이후 4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주가는 최근 6만원 수준까지 회복했다(14일 종가기준 6만2000원). 현재 컨소시엄은 MNC솔루션 주식 675만39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2월에 보호예수(락업)가 해제되긴 하지만 6만원대 주가를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4000억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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