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차익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삼성생명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은 12일 2024년 실적발표 뒤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주식 매각익은 회계제도가 변경되어서 당기 손익에는 반영되지 않고 이익잉여금으로 산입된다"며 "과거 사례를 감안해 배당 재원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장이 열리기 전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를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408억5288만5504원으로 2023년 자기자본 대비 0.25% 규모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49%에서 1.48%로 낮아졌다.
삼성생명도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10%를 넘게 될 상황에 놓이면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 매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는 다른 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을 소유하려면 미리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자사주 소각 시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생명에서 검토 중이라고만 설명했다.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됐을 때 영업 환경, 보험 관련 규제, 의사결정 체계 등에서 예상되는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 부사장은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되는 경우에 사업의 운영 및 거버넌스(지배구조) 측면에서 변경되는 내용이 있는지를 물으셨는데 현재와 마찬가지로 저희는 이사회 중심으로 지속 사업을 영위할 것이고 변동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됐을 때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등 문제에 대해 혹시 논의하고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는 "만약에 삼성생명이 편입을 결정한다면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여러 절차가 필요할 텐데 그 부문은 사실 금융당국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1월31일 밸류업 공시를 통해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해 보유 비중을 2024년 15.9%에서 2028년 5%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는데 이러면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5%를 넘게 된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타회사 발행주식의 15%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만약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5%를 넘기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자회사로 편입시키거나 삼성화재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올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규모를 지난해와 비교해 일정 수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신상품 출시와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확대 등 전략으로 2876억원의 월평균 신계약 CSM을 기록했다.
조은영 장기보험전략팀장 상무는 "작년에는 GA 중심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전속 채널 중심으로 수익성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전속 채널 중심으로 상품 공급을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상품 측면에서 개선하며 지난해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투자사업에서는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송하영 재무기획팀 상무는 "올해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 요인이 있지만 채권 교체매매 등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온 만큼 투자손익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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