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수익성 개선 '속도'…중국서 돌파구
중국 '이구환신' 정책으로 낙수효과 예상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8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 사업장. (사진=DB하이텍)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DB하이텍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에서의 수주 증가를 바탕으로 이익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DB글로벌칩 등 자회사를 성장시키고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 중장기적인 매출 증가 요인도 마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영업이익 역성장으로 수익성이 후퇴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 195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 대비 26.52% 떨어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310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2.01% 줄었다. 파운드리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증가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이 회사는 유형자산 규모가 높아 수주 물량이 감소하면 손익 창출에 어려움이 커진다. DB하이텍의 유형자산 규모는 2022년 7529억원→2023년 9509억원→2024년 3분기 기준 1조1536억원으로 증가세다. 그간 캐파(CAPA,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해온 결과다.


DB하이텍은 최근 5년간 목표 계획을 웃도는 수준의 설비투자비를 지출해왔다. 설비투자 달성률만 보면 2020년 130%→2021년 168%→2022년 250%→2023년 226%로 초과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다 지난해에서야 부진한 업황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고, 3분기 기준으로 당초 제시한 목표치(1807억원)의 56%인 1012억원을 투입했다.


늘어난 유형자산의 여파로 내용연수에 따른 가치소모 규모가 커졌고, 결국 감가상각비 증가로 이어져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DB하이텍의 감가상각비는 누적 1116억원으로, 직전년 동기(93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감가상각비는 자산의 가치가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것을 매출원가 혹은 판매관리비에 비용으로 계상하는 항목이다. 신규 투자, 노후 장비 교체 등 지속적인 투자가 예정돼 있어 감가상각비 부담은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DB하이텍이 올해 영업이익률 예상치를 20%로 잡은 이유는 수주 자신감 때문이다. 올해 파운드리 시장이 지난해보다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특히 중국향 수주가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DB하이텍은 중국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특정 고객사에 매출이 쏠려있는 구조는 아니라 특정 기업의 수주 상황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큰 건 아니다. DB하이텍 한 관계자는 "중국 내 중소형 팹리스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다보니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낮고, 매출이 다양한 고객사에 고르게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중국 정부의 전자기기 구매 보조금 지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중국 고객사향 수주 물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기기 수요 증가가 메모리 수요 확대를 이끌어내고, 이로 인한 낙수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이구환신 정책으로 발생한 글로벌 상품 판매액이 1조3000억위안(한화 약 258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DB하이텍의 가동률도 지난해 75%에서 올해 80% 중후반대, 내년 95%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최근 DB하이텍의 중국 시장 내 경쟁사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중국 상무부 덤핑 조사 대상이 되면서, 이로 인한 반사이익도 함께 기대할 수도 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최근 회사 제품의 평균판매가격(ASP)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이번 덤핑 조사 건으로 TI 쪽 물량이 DB하이텍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ASP 하락세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팹리스 자회사인 DB글로벌칩도 올해를 기점으로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DB글로벌칩은 모회사에서 분사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총 매출은 2058억원으로, 2022년 모회사 팹리스 사업 부문이었을 당시 매출이 274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분사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내에서 LCD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고, 국내 OLED 고객사들의 사업 확대로 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동안 DB글로벌칩이 진출을 시도했던 전력관리반도체(PMIC) 사업도 최근 관련 IP를 획득하면서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실리콘 캐패시터, 8인치 질화갈륨(GaN) 및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신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의 경우 올해 6월 양산에 들어가며, GaN은 올해 4월 샘플 제작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사업의 경우 중장기적인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다. 계속해서 관련 투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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