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엑시노스 2500' 수율 확보 위해 품질 조정
엑시노스2600, 2나노 공정 수율 낮아…갤럭시 S26도 스냅드래곤 전량 탑재 예상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0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갤럭시 s25 시리즈.(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수율 확보와 부활을 위해 다소 품질을 낮추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 갤럭시 S25 폴더블 모델에는 엑시노스2500을, 내년 출시될 S26에는 엑시노스2600을 탑재하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엑시노스2600은 2나노 공정 수율(양품의 비율)이 너무 낮아 하반기까지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면 또 다시 퀄컴에게 AP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3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2500의 경우 현재 제품 최적화 작업에 들어갔다. 올 하반기 출시되는 플래그십 폴더블 스마트폰(갤럭시 Z폴드 7)에 진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문은 엑시노스2500이 갤럭시 S25에 탑재되지 못한 여파로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우려가 커지자 이 공백을 메우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엑시노스 시리즈를 개발 및 양산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난해 총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시에 맞춰 수율을 높이기 위해 품질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안정성과 완성도가 높은 엑시노스2500을 만들기 위해 소위 '다운그레이드' 버전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을 조금 낮추더라도 수율을 안정화할 수 있고, 제품에 탑재해 구동하며 성능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파운드리 사업부 입장에서도 폴더블폰에 엑시노스를 탑재한다면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어 DS사업부문 입장에서는 이득이 된다. 업계에서는 3나노 수율이 30%대까지 올라왔다는 관측도 있지만 실제 아직까지는 2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엑시노스2500 다운그레이드 버전의 수율이 잘 나오는 것이 관건"이라며 "적어도 올해 상반기는 돼야 폴더블폰 탑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잘 만들어지더라도 고급 제품인 폴드가 아닌, 중저가 제품인 플립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엑시노스2600이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2나노 공정은 아직 상황이 어렵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1세대 공정은 올해, 2세대 공정은 내년에 양산할 계획"이라며 "2나노 공정에 승부를 걸겠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율이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60% 이상의 수율을 확보해야 제조단가를 낮추고 안정적인 납기가 가능하다. 경쟁사인 TSMC는 이미 지난해 말 진행한 2나노 시험생산에서 60%대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은 수율이 아직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생산하게 되면 불량으로 버리는 것들이 많아 영업이익률이 -50%를 기록,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년 출시될 S26 모델에 엑시노스2600을 탑재하지 않고, 퀄컴의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8 젠4를 전량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찍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S24 엑시노스, 스냅드래곤 혼용, S25, S26 스냅드래곤 전량 탑재'라는 구도로 굳어지면서 내년에도 플래그십 모델에는 퀄컴이, 이외에 모델에는 엑시노스가 들어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나온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2나노와 3나노 공정의 기초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객사 확보를 통한 경험치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율과 경쟁사인 TSMC의 높은 문턱으로 인해 소위 '빅딜' 수주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TSMC로 등을 돌린 빅테크들을 다시 고객사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신뢰를 회복할 만한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TSMC에 수주 물량이 몰려 양산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퀄컴 AP 등 강력한 레퍼런스를 통해 일부 물량을 끌어올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엑시노스의 성공이 여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내외적으로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캡티브(내부 고객사) 레퍼런스도 기대하기 어려워 돌파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측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살리기 위해 먼저 고객 제안용 샘플을 만들어 빅테크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현재 주요 기업들이 구매 문의를 하지 않아 삼성전자가 직접 빅테크들에게 보낼 제안용 샘플을 제작하고 있다"며 "현 상태의 수율로 생산을 하게 되면 심각한 적자가 예상돼, 결국 수율을 정상화하기 전까지는 빅테크의 수주를 따내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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