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SKC가 반도체를 제외한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되며 영업적자가 늘었다. 특히 이차전지 동박 사업의 적자가 확대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SKC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216억원과 영업손실 2768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5.3%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2137억원에서 확대됐다.
SKC의 부진은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 사업이 부진한 까닭이다.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고객사가 재고 관리에 나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화학 부문도 판매 가격 하락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전년 동기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손실이 증가한 이유다. 영업 외적으로는 영업권에 대한 손상차손 및 옵션 평가 손실 등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당기순손실이 크게 증가했다. SKC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 늘었다.
SKC는 주력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이런 위기를 타파할 방침이다.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원가경쟁력을 갖춘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 향상과 중화권 신규 공급 계약 체결에 주력했다. 또한 차입구조 개선과 폴란드 정부 보조금 확보 등 재무적인 성과도 거뒀다.
반도체 사업은 고부가 소재, 부품 사업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2023년 인수한 테스트 소켓 사업 투자사 ISC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25%, 영업이익 320% 성장을 달성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글라스기판 사업은 미국 조지아에 세계 최초로 구축한 양산 공장을 토대로 순항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 반도체 보조금을 확보하며 독보적 기술력을 입증했다.
친환경 소재 사업의 상업화도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에 착공한 연 7만톤의 생분해 소재(PBAT) 생산시설은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판매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원가 절감 활동, O/I(Operation Improvement)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동박 사업은 중화권 대형 고객사 대상 매출 본격화와 기존 고객사의 점진적인 가동률 상승 전망에 맞춰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한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분기별 수익성 역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는 글라스사업 투자사 앱솔릭스가 복수의 글로벌 빅테크 고객 인증을 연내 마무리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ISC는 글로벌 고객사의 AI용 테스트 소켓 매출 확대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한 SKC CFO는 "지난해 예상보다 더딘 업황 개선으로 실적회복의 속도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기존 사업의 펀더멘털 재건과 글라스기판 상업화 등 신사업 성과를 통해 실적 반등의 단초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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