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생존 고민만 하면 회사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어려운 길이라도 경쟁력 기르고 이를 입증해야 회사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네오밸류와 결별한 후 신생 운용사로 독자경영에 나선 복준호 이지스엑스자산운용 대표는 앞으로 회사 경영 방향을 두고 이렇게 답했다.
과거 이지스자산운용은 네오밸류와 협업해 디벨로퍼의 강점을 가진 운용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 홀로서기에 나서게 됐다. 합작법인이었던 이지스네오밸류자산운용은 지난해 네오밸류와 완전히 결별했다. 이어 같은해 11월 이지스엑스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꾼 뒤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딜사이트와 만난 복 대표는 바뀐 사명이 구글의 혁신 조직인 '구글X'라는 조직명에서 영감을 받아 나온 이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모기업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하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사명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이지스엑스자산운용이 결코 편한 길만 걸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경영부문 대표로 회사에 합류했다가 단독 대표를 맡게 되니 책임감이 무거울 것 같다. 심정이 어떠신가 ?
▲이지스자산운용에서 2018년 투자부문 대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쪽은 경험이 많다. 그래서 투자부문이라면 달리 어색한 것은 없다. 다만 이 회사에 경영부문 대표로 왔기 때문에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이 많았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투자는 늘 있어왔지만, 경영을 조화시켜서 어떻게 성장시키느냐가 고민이다. 이전에 각자 대표 체제에서는 전임 대표님이 경영을 잘 해주셨지만, 투자와 경영을 모두 맡게 돼 오히려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두 영역을 잘 조화시키는 경영을 할 계획이다.
-대표로서 어떤 스타일의 경영을 해 나갈 생각인지?
▲이전 코람코자산신탁을 거쳐 이지스자산운용에 있다가 현재의 이지스엑스자산운용 대표를 맡게 됐다. 우연히도 코람코자산신탁 시절부터 이지스자산운용까지 거쳐오면서 작은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성장하는 경험을 모두 하게 됐다. 지금 이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과거의 공식을 반복할 것이냐, 아니면 넥스트 버전을 적용할지 고민이 있다. 신생 운용사는 부동산 등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 있는 프로젝트펀드에 집중을 해 회사를 키워가지만 너무 생존 고민에만 몰두하는 경영을 할 순 없다. 그렇게 한다면 생존고민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영미권 해외 운용사들과 마찬가지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운용사 자체의 역량이 중요한 블라인드펀드로 도전해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기존에 네오밸류와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특색있는 개발을 주로 진행했다. 독자행보에서는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둘 것인가?
▲네오밸류와 걸어온 길은 현재 우리가 가려는 길과 약간의 상충이 있다. 내부적인 고민 끝에 회사소개서도 다시 만들고 홈페이지 리뉴얼 중이지만, 네오밸류와 과거에 함께 한 부분을 모두 덮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전에 함께 했던 경험을 살려서 주거 상품에 반영을 해보려고 한다. 경험과 자산을 살려내서 보다 더 차별화된 주거상품을 만드는 것이 경영 방향이다.
-이지스엑스자산운용이 임대주거나 코리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향후 데이터센터 등 섹터의 확장에 나설 계획도 있는지?
▲모회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종합운용사의 길을 가고 있으므로 우리 회사와 일정부분 전략이 겹칠 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성장하는 섹터 중 주거에서 연결되는 시니어하우징 등을 스터디하는 수준일 뿐 당장 확장에 나설 계획은 없다. 과거 이지스네오밸류 당시 합류했을 때도 공공지원임대주택에 집중하고 있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임대 주택시장으로 확장을 꾀하는 게 1차적인 목표다.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현재 확장에 나설 섹터는 아니다.
-특색있는 개발을 위해 사용자 중심의 공유공간 등 수익성과 배치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 이런 개발이 부담을 주진 않는지?
▲과거에는 투자한 오피스 빌딩의 저층부를 리모델링해 리테일 시설을 넣으면서 밸류에드(Value-add) 전략을 쓰곤 했다. 건물 내 오피스보다 리테일을 확대하면 수입이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방법들이 쉽지 않아졌다. 주변에 경쟁력있는 대형쇼핑몰들이 생기고 부동산 시장의 지형이 전반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항상 고민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임대료를 포기하고 좀 더 브랜드 가치가 높은 시설을 유치할 것인지, 아니면 임대료에 맞춰서 이익을 노릴지. 결국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맞다. 임대료를 양보하고 건물의 전체 가치를 높이는 쪽을 택하고 있다. 제3의 오피스를 하려고 해도 이제는 시장 자체가 더 어려워졌다. 공간의 경쟁력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기본적으로 이용자의 만족도를 이끌어 내야만 하는 시대다.
-기업형 임대 주거상품에 가능성을 본 계기나 근거가 무엇인지?
▲지금은 과도기적 상태이지만 시장은 점차 바뀌고 있다. 우리보다 선진국 해외사례를 조사해보면 흐름이 명확하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있고 출산율도 떨어지고 있다. 이들이 가정을 이루면서 임대주택에 머물러 있다가 빠져야되는데 그게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공사비 인플레이션 등 건설경기의 어려움으로 신규 분양 주택의 공급도 잘 안 된다. 임대주택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투자자들이 여러 자산 섹터 중 주거상품이 굉장히 안정적인 것이란 걸 알게됐다. 주거시장에 대한 투자수요 펀더멘탈이 좋다. 영국과 호주 등 선진국은 이미 빌드 투 렌트(BTR) 유형의 기업형 임대주택을 하고 있다. 한국도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따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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