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프리즘모티브링크 "전기차 케즘, 기초체력으로 승부"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친환경차 전장부품 제조기업 '모티브링크'가 한층 탄탄해진 기술력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 극복을 자신했다.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 정체·Chasm) 여파가 후방산업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국내외 전방위 사업 확장으로 시장을 선점해 우려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모티브링크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향후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오는 6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11일부터 5영업일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20일이다. 총 공모자금은 희망공모가액(5100~6000원) 하단 기준 154억원이다. 지난해 말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 당시 희망공모가액은 5600~6400원이었지만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하향조정했다.
◆연구개발비용, 매년 매출액 4~7% 투입
모티브링크는 1977년 한국인덕터(Inductor)공업이란 이름으로 출범해 1989년 사명을 용인전자로 변경했다. 현 사명은 작년부터 사용 중이다. 설립 초기 삼성전자와 LG전자등에 생활가전제품용 부품을 납품했다. 이후 차량용 전력소자를 국산화해 2006년부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며 관련 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생산 제품은 ▲차량탑재형 충전기(OBC) ▲강압형컨버터(LDC) ▲인버터 ▲전동식파워(EPS) 부품 등이다. 차량별로 관련 부품을 설계하고 품질 검증, 양산, 납품까지 모든 과정을 내재화하며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생산 제품 모듈화 역시 상당 수준 진행돼 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 공급에 다가서고 있다.
모티브링크는 현대모비스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핵심 전력변환 부품을 공급하며 친환경차 전장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김기한 모티브링크 대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납품하는 부품만 100여가지에 이른다"며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과의 밀접한 협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티브링크의 사업은 자동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인공위성과 항공기, 드론 등 항공우주 및 방산 시장 진입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외 다수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방위적 사업 확대는 꾸준한 연구개발비용 투자에 있다. 매년 매출액의 5~6%를 연구개발에 투입하며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 모티브링크의 지난해 3분기 말(연결 기준) 연구개발비는 33억원으로 매출액(497억원)의 6.71%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28억원(6.4%) 2022년 46억원(7%), 2023년 33억원(4%) 등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조흥제 모티브링크 가치관리본부 상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이익률이 4.8%에 머물렀음에도 연구개발에 공들이고 있다"며 "추진 단계에 있으나 다방면의 사업 확장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다는 게 모티브링크의 또다른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년이상 쌓아온 기술 노하우로 기반으로 국내기업들과 협업해 전자파 저감, 무선 충천, 국방 위성 등에 대한 선행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익성·현대차 의존 우려,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돌파
모티브링크는 증권신고서 제출 직후부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다. 20년 동안 축적한 전력변환 노하우는 확실한 장점으로 분류됐지만 열위한 수익성 탓에 시장의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제품 마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마주해야 했다.
전기차 케즘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2023년 3분기 631억원을 기록했던 모티브링크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497억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억원에서 24억원으로 감소해 업계의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모티브링크는 일시적인 매출 역성장에도 버텨낼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제품 투자로 2021년 부채비율이 323%까지 불어났지만 2021년 초 61억원에 머물렀던 이익잉여금을 지난해 3분기 말 176억원까지 쌓으며 유동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IPO 이후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경우 대응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조 상무는 "IPO를 의식한 것은 아니었지만 꾸준한 순이익 인식이 대규모 설비투자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떨어뜨렸다"며 "케즘을 의식하지 않고 차분히 차세대 전력변환 혁신기업 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역시 모티브링크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앞으로의 확장성이 기대된다는 시장의 반응을 다수 확인했다"며 "시장 상황이 열악한 탓에 IPO를 미루는 것도 고려했지만 발행사의 의지가 강해 내부 평가 밸류를 절반 가까이 할인해 사장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모티브링크는 전력변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자동차 및 전력변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미래 전동화 전력변환 혁신 리딩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모티브링크의 공모 예정금액은 154억원~181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632억원~743억원이며 공모자금은 ▲베트남법인 생산공장 확대 및 설비 투자 ▲연구소 신뢰성 시험 설비 투자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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