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메디치인베스트가 반도체 장비 양산 업체 아이에스티이에 투자한 지 8년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전망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티이는 희망밴드(9700~1만1400원) 최상단인 1만14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지난 3~4일 일반 청약을 진행했다. 상장예정주식수(899만9478주)를 반영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026억원이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아이에스티이 기관 수요예측에는 총 2074개사가 참여해 경쟁률 1148대 1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 가운데 99%가 공모가 희망밴드(9700~1만1400원)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며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투자자 배정 주식은 32만5000주로 오는 1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아이에스티이는 반도체 장비 개발·양산 기업으로 2013년 설립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특화된 풉 클리너를 비롯해 플라즈마 기상 화학 증착 장비(PECVD)를 개발하며 매출을 성장시켜 왔다. 회사의 매출액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373억원, 27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원, -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2017년 4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2023년 45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통해 총 9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 받았다. 주요 재무적투자자(FI)로는 한국산업은행, IBK캐피탈,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IBK캐피탈과 2016년 35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IBK-메디치는 2017년 6월 해당 펀드를 통해 아이에스티이가 발행한 2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이후 2022년 하반기 IBK-메디치는 보유하고 있던 아이에스티이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올해 1월 기준 아이에스티이의 지분율은 ▲조창현 대표 52.22% ▲한국산업은행 9.95%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 3.02% ▲노틸러스나이스반도체신기술투자조합 1.63% ▲기타 33.18%다. 벤처캐피탈(VC)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메디치인베스트먼트다.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이 보유한 아이에스티이 지분의 가치는 최종 공모가 기준 26억원으로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IBK-메디치가 보유 중인 보통주(23만1000주) 중 12만5000주는 의무보유 적용 대상으로 상장 후 1개월 간 주식 처분이 제한된다.
IBKC-메디치 세컨더리 투자조합이 포트폴리오 회수 지연으로 이미 몇 차례 펀드 만기를 연장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내 보유 중인 아이에스티 지분 전량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의 최초 만기는 2021년 7월이었지만 세 차례 만기를 연장해 올해 7월 만기를 맞는다. 아이에스티이를 제외한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이미 엑시트를 완료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메디치인베스트 관계자는 "엑시트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한 상황은 아니다"며 "해당 펀드의 만기 예정일이 올해 7월인 점을 고려해 아이에스티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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