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시장에서 2400억원을 투자 받은 세미파이브가 올해 하반기 코스피 대어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몸값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연내 1조원대 몸값을 받는 유니콘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미파이브가 2년전 투자를 받을 당시 포스트 밸류가 6000억원 가까이 형성됐다"며 "이후 구주 거래를 할 때 8000억원의 밸류 측정을 받았으며 사업적으로 성장한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이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2019년 5월 설립한 반도체 설계 솔루션 회사다.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시드 90억원을 투자 받았으며, 이후 2020년 7월 ▲NH투자증권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산업은행 ▲파빌리온캐피탈로부터 340억원의 시리즈 A를 추가로 받았다. 이어 2021년 시리즈B로 ▲한국투자파트너스 ▲산업은행 ▲두산 ▲신한투자증권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0억원 가까이 투자 받았다.
SV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시리즈 B로 115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투자 이후 기업가치는 3900억원이었다. 이후 2023년에 3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으며 투자 이후 기업가치는 4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미파이브의 기업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부터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50배 이상 성장했지만 연구개발(R&D)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매출 9억원, 당기순손실 14억원에서 2020년 매출 19억원, 순손실 85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2021년에는 매출 95억원에 순손실 235억원을 냈으며 2022년에는 매출이 405억원으로 훌쩍 뛰었지만 순손실 426억원을 냈다. 2023년에도 매출 458억원, 순손실 42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미파이브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매출 규모를 키우면서 코스피 상장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상 코스피는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3년 평균 매출액 7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외에 자본금 요건과 매출 외형 요건이 있는데 모두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며 "지난해 매출이 최소 1400억원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 시점에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올해 4~5월에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예심)를 신청하고 하반기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반기 기준 BEP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점도 긍정적이다. 세미파이브는 2020년 7%의 부채비율을 기록했으나 2021년 27.5%, 2022년 31.5%로 치솟았다. 다행히 2023년 부채비율이 18.9%로 낮아졌다.
세미파이브는 당초 두산그룹에 매각을 검토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반도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고 했지만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의 실적 악화 여파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인수할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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