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하나증권이 리테일(개인고객) 이용자를 위한 투자 커뮤니티 운영에 뛰어들었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 커뮤니티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다양한 정보 및 소통 공간 제공을 통해 더욱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는 뜻이 엿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20일부터 투자 커뮤니티 '두부분식'을 정식 운영하고 있다. 두부분식은 각종 투자자산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자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2024년 11월 25일 베타서비스 시작 이후 2개월여만에 정식 전환됐다.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투자 커뮤니티가 보통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및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과 결합된 반면 두부분식은 독립된 서비스로 운영된다는 차별점을 지닌다. 다루는 투자자산 역시 국내‧해외 주식 외에도 부동산, 가상자산, 조각투자 등 다양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두부분식은 하나증권 고객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어졌다"며 "2025년 안에 가입자 10만명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부분식이 성공한다면 하나증권의 리테일 수익 증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은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등 리테일 관련 사업을 WM 부문으로 아울러 취급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2024년 3분기 누적 WM부문 순영업이익은 2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순영업이익의 36.8% 수준이다. 그만큼 하나증권의 전체 수익구조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리테일 분야의 핵심 사업인 주식위탁매매의 경우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는 분야다. 2024년 4분기 기준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258조원으로 집계돼 역대 매년 4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증권은 두부분식을 통해 주식위탁매매를 비롯한 개인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리테일 사업에서 투자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토스증권은 2024년 리테일 시장에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에는 투자 커뮤니티의 성장이 한몫을 했다. 토스증권은 2021년 6월부터 홈페이지 및 토스 앱을 통해 개인 투자자가 투자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왔다.
토스증권의 2024년 12월 기준 투자 커뮤니티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180만명 이상으로 그해 초보다 150% 가까이 성장했다. 매달 한 차례 이상 투자 커뮤니티를 방문해 일정 시간 머무른 이용자 수가 180만명을 넘는다는 뜻이다.
이를 기반으로 토스증권은 2024년 11월 해외주식 거래대금 30조5400억원을 기록해 기존 선두인 키움증권(28조6000억원)을 제쳤다. 토스증권의 2024년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 수익은 12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623억원) 늘었다.
하나증권은 두부분식을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원 다각화 역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부분식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투자 자산에는 부동산과 가상자산은 물론 증권업계의 새 먹거리로 평가되는 STO(토큰증권) 역시 포함되기 때문이다.
STO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 형태로 발행되는 증권을 말한다. STO가 법제호된다면 투자자는 주식‧채권 같은 유가증권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로서의 지위, 소유권, 배당 권리 등을 디지털상에서 증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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