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巳年 인터뷰]
이석화 DMS 대표 "올레도스, 中 고객사 추가 납품 논의"
'전략 장비' 어드밴스드 고집적 세정장비(HDC), 반도체 급 세정기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5일 이석화 DMS 대표가 경기도 용인시 DMS 본사에서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디스플레이 투자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중국 쪽 사업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객사들의 신규 투자를 일으키기 위해 새로운 장비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장비사들은 업황 사이클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운사이클로 들어서면 고객사들의 신규 장비 투자가 지연돼 연쇄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는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기조는 당분간 보수적인 방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업황'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올라타는 기업이 눈에 띈다. 투자를 확대하는 고객사 잡기에 집중하는 한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창출하는 것. 이러한 맥락에서 사업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DMS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DMS 본사에서 만난 이석화 대표는 "우리는 사이클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체질을 구축하기 위해 일찍이 대응 마련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LG디스플레이, 중국 CSOT 등을 거쳐 DMS에 합류한 '디스플레이 전략통'이다.


DMS는 여타 업체보다 일찍 중국에 진출했다. 지난 2005년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며 첫 발을 뗀 게 본격적인 시발점이다. 현재는 중국 사업이 안정화 돼 한국 본사와의 시너지가 다방면에서 일어나는 모습이다. 한국 본사는 연구개발 및 설계 분야에, 중국 생산법인은 도면제작 및 생산, 설치, 유지보수 분야에 특화돼 있어 분업이 잘 된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중국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국 사업에 있어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은 중국 기업들이 자국 업체들에게 수주 물량을 나눠주는 '국산화' 움직임이 일부 일어나고 있지만, 가격·제품·기술 등 세 가지 경쟁력을 토대로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업체들은 제품·기술 면에서, 다른 해외 업체들은 가격 면에서 따라오지 못해 DMS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객사들의 신규 투자를 일으키기 위해 기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어드밴스드 고집적 세정장비(HDC)'가 그 예시다. DMS의 주력 제품인 HDC의 핵심 부품을 강화했다. HDC는 디스플레이 증착 단계 전 기판 위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정장비다.


이 대표는 "기존의 디스플레이 세정기는 크기가 굉장했고 한 대의 크기가 이 넓은 회의실의 세 배에 달했다"며 "그 장비를 3분의 1로 줄인 게 DMS의 HDC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크기를 줄이는 것 만으로는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또 다른 차별점을 제시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어드밴스드 HDC는 그동안 디스플레이 세정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유선, 리크(Leak, 누수)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이 중점이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장비가 반도체 장비보다 기술력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드밴스드 HDC는 '반도체급' 세정기를 구현한 것 같은 기술이다. 


자사 배관 시스템인 'DMS 파이핑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적용해 핵심 부품을 내재화한 HDC로, 회사에서는 '전략 아이템'이라고 부를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다. 기존 장비와 달리 선이 없는 '무선화'가 이뤄진 점도 교체 투자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일부 고객사에 납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우리 장비의 세정 능력이 점점 업그레이드 될수록, 기존 고객사들이 장비를 교체하려는 니즈도 강해진다"며 "특히 포화 상태로 접어든 중국 LCD 공장에서 경상투자(일상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각 공장별로 투자하는 타이밍이 다르기 때문에 수주 물량이 매년 일정하게 유지되는 효과도 있다. 예컨대 한 공장 당 1년에 10대씩 번갈아가며 교체가 일어나면, 초기 투자에 쏠리는 신공장 대비 변동성 폭이 줄어든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 사업에도 진출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기기에 주로 활용되는 올레도스는 반도체 실리콘 원판(웨이퍼) 위에 디스플레이 OLED를 증착한 패널을 말한다. DMS는 과거 반도체 세정기 사업에 진출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 세정기는 유리를, 반도체 세정기는 웨이퍼를 세정하는데, 두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한 대 수주 받아 납품에 성공했고, 셋업(Set up, 설치)까지 완료했다. 추가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기업들도 올레도스를 놓고 대규모 투자를 많이 고려하고 있어, 현재 기술 미팅을 통해 우리가 (올레도스 사업 관련) 제안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DMS가 추구하는 키워드는 '혁신과 도전'이다. "기업은 생물이고, 생물의 생존 전략은 혁신"이라는 박용석 DMS 창업주 겸 의장의 말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경영 회의를 통해 이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며 "관습을 버리고, 기존 방식을 바꾸고, 그러고 나서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것이 혁신의 3대 조건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DMS는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가치를 증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대표이사를 맡기 전, 어떤 분께 조언을 구했다. 그 분이 하는 말이 '대표이사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의무를 다하는 자리다'고 하더라"며 "제 의무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직원들을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만들고, 주주들을 위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끊임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설명회, 이사진 토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IR 활동을 추진했으나, 아직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올해는 회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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