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국내 렌터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롯데렌탈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굳건한 모양새다. 재계순위 6위 롯데그룹과의 이별을 앞두고 실시한 회사채 발행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모펀드(PE)로 주인이 바뀐 뒤에도 렌터카 1위 지위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란 믿음과 더불어, 목전으로 다가온 중고차 B2C(기업대 소비자간 거래)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전날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청약을 성사시켰다. 500억원 규모의 61-1회차 무보증 일반사채와 1500억원 규모의 61-2회차 무보증 일반사채 배정을 완료했다.
기관별로 보면 61-1회차 사채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에 각각 150억원의 물량이 배정됐다. 이외에도 교보증권이 200억원 어치를 받았고, 미래에셋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각각 50억원씩 배정 받았다. 같은 날 실시된 1500억원 규모의 61-2회차 청약에서는 키움증권이 절반이 넘는 85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이어서 대신증권에 550억원의 물량이 배정됐고, 나머지 100억원은 한양증권이 확보했다.
롯데렌탈은 이달 13일 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을 때만 해도 발행 규모를 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웃도는 주문이 몰리면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발행 물량을 50% 증액했다.

롯데렌탈의 이번 회사채 흥행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롯데그룹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와 롯데렌탈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바인딩(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은 매매가 1조6000억원에 호텔롯데(37.8%)와 부산롯데호텔(22.8%)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중 56.2%를 어피니티에 양도할 예정이다. 본 계약 체결 후 롯데렌탈의 최대주주가 어피니티로 변경되는 시점은 올해 6월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후에도 롯데그룹은 남은 4.4%의 지분은 유지하게 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어피니티와의 지분율 격차가 상당한 만큼 사실상 롯데그룹의 품을 떠났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 부족 등 유사시 롯데그룹의 지원사격을 받는 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렌탈은 이번 회사채 흥행을 성사시키며 이 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투자 기관들은 롯데렌탈이 21%의 M/S(점유율)로 국내 렌터카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관측된다. 2위 포지션에 위치한 SK렌터카와는 5%p(포인트) 격차로 상당히 앞서있다. 아울러 렌터카 다음으로 매출 기여도가 큰 중고차 부문에서 퀀텀점프가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렌탈은 다음 달 중고차 매매 B2C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차량 매매는 이미 마쳤고, 막바지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다. 중고차 B2C 매매는 기존 롯데렌탈의 중고차 렌탈 홈페이지인 '마이카세이브'를 통해 이뤄진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이 잘마무리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추가 성장동력인 B2C 중고차 플랫폼은 오픈 후 테스트 과정에 있으며, 완벽한 품질의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해 중고차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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