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연초 증권채 발행에 나선 증권사들이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연달아 흥행하며 증권업계 자금조달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연달아 수요예측 '완판'으로 증액발행을 확정하며 증권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보다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700억원 모집에 7900억원, 3년물 800억원 모집에 1조37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수요예측 흥행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한 회사채는 개별 민평금리 대비 ±0.3%포인트의 금리를 제시해 2년물은 0.13%p, 3년물은 0.22%p 각각 낮은 금리로 목표액을 모집했다. 회사채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가 많아 시장에서 평가한 금리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 역시 3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해 2조39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에 자금 조달 규모를 5000억원으로 증액했다. 3년물 2000억원 모집에 1조4000억원, 5년물 1000억원 모집에 9900억원이 몰리며 준수한 수요예측 성적을 거뒀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민평금리 대비 0.21%p 낮은 금리에서 수요를 채웠다.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이 흥행한 것은 지난해까지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위축됐던 증권사들이 충당금 적립 등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모아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차증권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6341억원으로 전년동기(2521억원) 대비 4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억원에서 75억원으로 3032.4%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547억원으로 전년(651억원) 대비 16.1% 감소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PF 부실 우려로 3분기까지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나서며 실적이 악화됐지만 4분기 충당금 적립이 마무리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은 업계 전반에 걸친 PF 부실 여파를 가장 많이 체감한 중소형 증권사 중 하나였다"며 "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부동산PF 시장 부실 위험에 대한 업계의 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투자심리 개선 움직임으로 증권사의 추가 회사채 발행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KB증권은 오는 2월 4일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년물, 3년물, 5년물로 나눠 총 40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키움증권(3000억원)과 한국투자증권(2500억원), 대신증권(600억원), 신한투자증권(400억원), 다올투자증권(300억원) 등이 발행한 회사채가 2월 중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도 연초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며 차환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으로 투자심리 개선이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증권업계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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