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했다. 분기 적자는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줄었고 영업이익은 76.5% 급감했다. 사업양도 결정에 따라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리한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8857억원, 4464억원이다.
전기차 캐즘 여파가 큰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는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7545억원, 영업손실은 2567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줄었다.
사업별로 보면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5645억원으로 28.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683억원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는 미주 인공지능(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은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영향으로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에 따라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1900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공정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 투입량 증가로 소폭 성장했으나 디스플레이 공정소재는 계절적 영향으로 수요가 축소되며 판매가 줄었다.
올해도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올해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이라는 핵심 전략을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별화된 기술력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상반기에 실적 회복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ESS용 배터리 시장은 AI산업 영향 등으로 전력용 및 UPS용 수요가 증가하며 북미를 중심으로 1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 배터리 시장은 인도 등을 중심으로 전기이륜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전동공구 등은 고객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며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재료 부문은 AI용 고부가 제품 수요의 확대에 따라 반도체 소재의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삼성SDI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24년 보통주 기준 주당 1000원, 우선주 기준 주당 105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삼성SDI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로 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2025년부터 3년간 현금 배당을 미실시하고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