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한국 화장품산업의 선구자인 아모레퍼시픽이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을 있게 한 근간은 무엇일까. 딜사이트는 그 해답을 아모레퍼시픽 채병근 R&I센터 연구임원을 만나 들어봤다. 채 임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품 연구개발(R&D)에 도전한 것이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을 있게 했다"고 역설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뜻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로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했다. 서 회장은 외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이 믿음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연구소 설립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최초의 미백 기능성 화장품, 고마쥬 마사지 크림, 세라마이드 고농도 안정화, 레티놀 안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세우며 업계를 선도해 왔다.
채 임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주력성분인 레티놀과 비타민C의 안정화에 기여하며 화장품 시장에서 혁신상품이 되기 위한 초격차 기술 개발에 힘써온 인물이다. 그는 장영실상과 선제품으로 차세대 인류 상품을 개발한 노력을 인정받았고 2022년에는 레티놀 안정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기술대상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제 1997년부터 현재까지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레티놀은 높은 주름 개선 효과에도 불안정성이 높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채 임원은 3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레티놀이 외부 요인으로부터 보호 받으면서 동시에 피부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됐다.
채 임원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난관과 실패가 없다면 평범하고 안정적인 연구만 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실패하고 끊임없이 재도전했다"며 "더 나은 화장품을 개발해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연구에 임해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화장품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아모레퍼시픽은 연구개발(R&D)에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초와 최고의 가치를 지닌 혁신상품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채 임원은 화장품업계가 인디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로 양분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이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시장의 미래를 선도할 10대 핵심 기술 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협력업체, 스타트업, 전문가들과 협력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강화하며 신뢰성, 속도,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바이오, 피부장벽, 헤리티지 등 자사의 핵심 특화소재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피부에 효과적인 흡수를 위한 전달체 연구, 핵심소재에 대한 안정화 연구, 피부안전성 연구 등을 통해 새로운 혁신기술을 신제품에 적극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R&I센터는 국내를 비롯한 미주, 중국, APAC, EMEA, 일본에 위치한 거점 연구소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현지 맞춤 연구개발에 꾸준히 힘쓸 전망이다.
채 임원은 "아모레퍼시픽은 각국의 현지고객 연구를 통해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며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품평과 컨텐츠 개발 등을 통해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성분과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실효와 속효가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트렌디한 제형으로 고객 경험을 유발할 수 있는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민감한 피부케어 제품, 아세안은 열노화에 취약한 만큼 글로벌 보일링 대응제품 연구를 수행하는 등 지역별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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