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홈시스 명과 암단기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악화'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쿠쿠홈시스가 주력사업인 '렌탈' 제품군을 확대하고 신사업 '일시불 판매'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 단기 매출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역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규모는 커졌지만 일시불 사업 내 기기 유지·보수 매출이 줄어들고, 원자재비 및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비용절감과 신사업 확장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시불 사업이 '렌탈'과 달리 지속 가능한 매출이 아니라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하고 향후 시장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쿠쿠홈시스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75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62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2970억원, 3767억원으로 각각 6.4%, 11.1% 늘어난 영향이다.
매출원가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297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이는 국제정세 악화에 따라 원자재비가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수기 등에 적용되는 주요 부품인 '컴프레서'는 지속적인 공급업체 다원화 노력으로 원가절감을 이뤄냈지만, 이 밖에 필터 및 물탱크 등 기타 원재료 원가는 한층 늘었다.
같은 기간 판관비 역시 3767억원으로 11.2% 늘었다. 최근 사세 확장에 따른 비용 투입이 불가피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최근 일시불 사업을 보다 확장하기 위해 여러 생활가전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수기 렌탈시장 점유율 2위' 입지를 기반으로 렌탈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B2B 시장까지 적극 공략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종업원 급여는 686억원으로 21.6% 늘고 광고선전비도 8.5% 증가했다.
최근 매출·영업이익이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시불 매출이 렌탈사업 매출을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렌탈사업은 매출 인식이 느린 대신 기기 유지·보수 매출이 꾸준히 반영되는 반면, 일시불 사업은 실적 규모가 크지만 지속 가능한 매출이 부재하다는 맹점이 있다. 앞서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45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5% 포인트 하락한 11.3%에 그쳤다.
일시불 사업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향후 수익성에는 타격 커진다. 장기적인 수입을 당겨 단기 실적에 녹아내기 때문이다. 현재 렌탈사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내수·수출 매출이 모두 감소하며 8% 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일시불 매출은 정수기·에어컨·청소기 등 생활가전 국내외 판매 효과에 힘입어 8.1% 포인트 상승한 69.1%를 기록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렌탈사업의 경우 초기 투자부담은 크지만 회수기간은 길어 장기적인 현금 흐름에는 좋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등 경쟁사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부담을 느끼자 일시불 매출 증가로 전략을 바꿔 단기적인 매출 증대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렌탈시장 과부하 속 내부거래 증가세도 커지고 있어 경영 리스크가 증가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1분기 호주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등 일부 해외사업을 정리했지만 3분기 기준 특수관계자 대상 매출은 오히려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늘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액 비중은 10.8%로 1.9% 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렌탈시장에 대기업까지 진출하는 과부하 상황 속에서 사세 확장을 위한 교두보인 해외법인을 정리하고 내부거래액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최근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대에 한참 못 미쳐 미래 경쟁력 우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사업 전략 등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선 특정 공시 전까지 답변이 제한돼 공유하기 어렵다"며 "추후 공시와 재무제표를 통해 알릴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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