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부동산PF 인력 25% 감축 '조직 물갈이'
업황 침체에 비용 절감…여전히 업계 최대 규모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전경.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한양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직을 대거 물갈이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하고, 기존 인력을 25%가량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를 진행했다. 인원을 줄이는 대신 경쟁력을 갖춘 외부 인사를 영입, 부동산 PF 관련 조직의 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최근 부동산 PF 유관부서 인력을 25% 감축했다. 지난해 200여명 수준이었으나 계약기간 만료 등을 이유로 현재 150명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한양증권의 임직원은 본사와 리테일 영업점 등 517명이었다. 이 중 40%에 이르는 200여명이 부동산 PF 관련 업무를 담당할 정도로 많은 역량을 투자했다. 임직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증권업계 최상위 수준으로 인력을 투입해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PF 조직을 한양증권이 슬림화 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기업금융부문 누적 영업수익은 1150억원으로 전년동기(1534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9억원에서 248억원으로 14.2% 줄었다.


지난해 부동산 PF를 제외한 기업금융 실적은 8월 코스닥 상장사 '이렘'의 182억원 규모 유상증자 대표주관이 유일하다. 한양증권이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PF 업황 침체로 신규 주선이 어려워지면서 기업금융부문 전체의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업계 전반에 부동산 시장의 침체 장기화로 신규 확보한 일감의 규모가 작거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부동산 PF 주선 자체가 어려워지는 환경이 계속되며 대규모 인력 이탈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양증권이 이번 인력 이탈을 PF 조직 '물갈이'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부터 외부인사 출신 PF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사업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 지난해 인력 이탈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한양증권은 최근 투자은행(IB) 총괄 담당으로 김기형 사장을 영입했다. '부동산 PF 1세대'로 알려진 김 사장은 삼성생명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서 경험을 쌓고 2019년 메리츠증권 종합금융사업총괄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를 시작으로 약 20명의 인력이 타사에서 한양증권으로 이직하며 지난해의 인원 감축을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BNK투자증권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등 부동산 PF에 대한 한양증권의 확장 의지는 명확하다고 봐야 한다"며 "시장 침체로 부동산 PF 주선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부동산 PF 조직을 재정비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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