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巳年 인터뷰]
이진명 연구원 "석유화학, 생존 위해 日 벤치마킹"
범용제품 비중 축소,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늘려야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제공-신한투자증권)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일본이 과거에 범용화학 설비들을 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지금은 완전히 스페셜티 업체로 거듭나 마진율이 30%~40%가량 나오게 됐습니다. 한국 석유화학 업체도 범용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공급이 줄어들어야 업황이 회복될 수 있는 만큼 범용제품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화학 업황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수요가 더 많이 늘어나거나 공급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봤다.  지금 상황에서 글로벌 및 중국 경기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면 공급이 줄어드는 게 맞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정부 쪽에서도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공급과잉이 가장 심한 분야가 범용제품이다 보니 당연히 범용화학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화학기업에 가장 중요한 시장은 중국이다. 글로벌 화학 분야에서 수요의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는 가운데 생산, 즉 공급에서도 중국이 절반을 점유 중이다. 국내 화학제품 수출량 중 40%가량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중국 경기는 항상 주목해야 하는 대상이다.


2022년부터 화학산업이 불황기에 접어든 것도 중국이 코로나19로 봉쇄정책을 펼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기간 연기된 증설 물량들이 2022년부터 재개되면서 공급이 늘어나다 보니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 크나큰 현재의 불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에 범용화학 제품 생산을 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및 신사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체들이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스페셜티와 신사업"이라며 "스페셜티는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 쓰여 마진이 높고, 신사업도 화학을 기초로 한 이차전지, 태양광, 웨이퍼 등으로 나아갔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상 기초화학이 어렵다 보니 SKC는 이제 반도체 기업이 됐고 LG화학도 배터리 실적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이제 이차전지 회사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지금 정부에서 석유화학에 대한 지원책을 내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에서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기초적인 게 에틸렌인데 일본은 10년 동안 에틸렌 생산 설비를 셧다운하며 계속 비중을 낮춰갔다"며 "이제 업체들이 완전한 스페셜티 업체로 변모해 마진율이 40%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적극적인 행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범용화학 생산을 중단하는 데 막대한 손해를 보는 데다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인력에 대한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이 연구원은 해결책 중 하나로 자산 매각을 제시했다.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LG화학의 여수 NCC 2공장, 롯데케미칼의 라인프로젝트 매각 시도처럼 공격적인 에셋 라이트를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진명 연구원은 "LG화학의 경우 여수 NCC 2공장을 매각하거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매도하는 선택지가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만 팔아도 여전히 연결 자회사인데 활용 안 할 이유가 없고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도 가장 중요하게 지켜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케미칼도 에셋 라이트 대상은 모든 해외 자회사로 알고 있고 라인 프로젝트 지분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은 더 공격적으로 자산 매각에 나서 우수한 재무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원은 화학 산업에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계속 빠지는 것은 결국 산업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화학 업체들이 신사업에 도전해야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등 성장 사업을 영위하는 게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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