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서울 강동구' 치열한 격전지 부상
롯데마트 천호점 개점으로 이마트와 근거리 경쟁 예고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0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마트 천호점과 이마트 천호점 입구(사진=김민희 기자)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신세계와 롯데가 서울 강동구 할인점 상권을 두고 맞붙는다. 롯데마트가 이달 강동구에 신규 출점을 단행하면서 이마트 천호점과는 불과 500m 거리를 두고 마주했다. 시장에서는 두 기업이 같은 상권을 공유하게 된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한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롯데마트 천호점은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매장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2019년 125개에 달하던 점포를 2024년 110개로 줄였다. 6년 사이 총 15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러한 노력으로 롯데마트는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실제 2020년 1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롯데마트는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21억원을 달성했다. 


롯데마트는 체질개선 이후 작년부터 점포 확장과 리뉴얼을 통한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특색 있는 매장 운영을 통해 롯데마트만의 차별성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장한 롯데마트 천호점은 그 대표격이다. 천호점은 지하철역 인근 주상복합인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지하 1층에 위치했고 규모는 1300여평으로 도심형 매장 형태를 갖췄다. 임대 공간없이 전면 직영으로 운영되며 그로서리 경쟁력에 집중했다. 실제 천호점은 매장의 80%를 신선식품과 즉석 조리식품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매장 입구를 지나면 '데일리 밀 솔류션'이라는 이름의 냉동 간편식 코너가 눈에 띈다. 이는 최근 냉동식품 선호 트렌드에 맞춰 전략적으로 기획된 코너다. 롯데마트는 이 코너 상품 중 약 80%를 밀키트 제품으로 구성했다. 또한 반대편에는 롯데마트의 PB브랜드인 '오늘좋은'이 숍인숍으로 입점해 저렴한 가격으로 효율적인 쇼핑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천호점과 이마트 천호점 거리(출처=네이버지도 캡쳐)

롯데마트의 입점으로 기존 터줏대감이었던 이마트 천호점과의 격돌은 불가피해졌다. 두 점포가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해 상권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마트 천호점은 지하2층부터 5층으로 구성돼 롯데마트 천호점보다는 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정관장과 이니스프리, 다이소, 자주 등 임대 점포도 배치되어 마트 쇼핑 외에 여러 즐길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5층에는 일렉트로마트를 비롯한 애플과 삼성모바일 스토어도 입점돼 있다. 


문제는 기계식 주차로 인한 어려움과 25년 전에 지어진 탓에 내부구조가 협소하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는 것이다. 실제 이마트가 여러 층으로 분리돼 있긴 하나 층별당 규모가 넓지 않아 카트 등을 끌고 이동하는 고객을 찾기 어려웠다. 해당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롯데마트 신규 점포로의 고객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시장의 관측이다.  


(그래픽=신규섭 딜사이트 기자)

이마트는 또한 올해 상반기 강동구청 인근에 위치한 고덕비즈밸리에 유통판매 복합시설 영업인가를 신청하고 해당 시설에 입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매장 역시 롯데마트 천호점과 1.4km 거리에 불과하다.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도보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치다.


특히 상반기에 개점하는 이마트는 작년 12월 대구에서 매장을 낸 '푸드마켓' 성격을 띄고 있어 롯데마트 천호점이 밀고 있는 '그로서리' 매장과 전략도 흡사하다. 실제 대구에 개점한 이마트 푸드마켓의 경우 식료품이 영업면적 가운데 86%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강동구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 상권이 겹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상반기에는 구리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리뉴얼도 꾸준히 하고 있는 만큼 외형 확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강동구청 근처에 들어오는 이마트는 롯데마트 천호점과 거리가 있어서 상권이 겹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이마트의 신선식품 같은 경우 올해로 32주년을 맞은 만큼 그간 쌓아온 노하우로 매장의 차별성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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