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엔진, 700억원 확보…유동성 확대 '묘수'
엔진 부품 가공 및 주조공장 양도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마린엔진 현황.(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D현대마린엔진이 지난해 10월 공장 양도로 벌어들인 현금 700억원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쉬고 있는 공장을 처리하고 고정비 부담도 완화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지난해 10월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토지 및 건물을 범한자동차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양도금액은 700억원이다. 이후 지난 7월 소유권 이전 등기접수와 잔금을 전부 받았다.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사를 거쳐 7월 인수한 기업이다.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HD현대마린엔진의 기술과 접목해 경쟁력 강화를 이루겠다는 목표였다.


HD현대마린엔진은 인수된 후부터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회사의 지난해 부채총계만 봐도 2분기 2345억원에서 3분기 1396억원으로 949억원 줄었다. 이렇다 보니 HD현대마린엔진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유동금융자산)은 47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도 HD현대마린엔진은 유휴자산 양도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활용되고 있지 않은 자산으로 700억원을 벌어서 재무구조 개선 및 자금 유동성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즉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회사의 자산을 활용한 만큼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HD현대마린엔진의 이번 양도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도 대상인 유휴자산이 기존 HD현대마린엔진의 엔진 부품 가공 및 주조공장으로 활용된 곳이기 때문이다. 공장이 돌아가지 않더라도 고정비가 그동안 어느 정도 투입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매출 확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유휴자산을 활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HD현대마린엔진의 매출이 늘어나려면 낮아진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선 운영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보니 추가 설비 투자가 예상된다는 점도 자산 매각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인수하기 전 지난해 1분기 HD현대마린엔진의 공장가동률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HD현대중공업(142.9%)과 한화엔진(84.4%) 대비 50~109%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이에 HD현대마린엔진은 인수 후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렸고 지난해 3분기 기준 57.7%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아직 낮은 수치라 유휴자산으로 있던 공장을 매각하면서 유동성 및 운영자금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강영 사장이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수주량이 일정 수준 이상 늘면 추가 설비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며 "중국 내에서 수주할 물량이 상당한 상황에서 아직 선박용 엔진 가동률이 60%를 하회하고 있는 만큼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매출도 증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유휴자산은 과거 엔진부품 가공 및 주조공장으로 활용됐으나 현재는 유휴시설로 미가동 공장"이라며 "재무구조 개선 및 자금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양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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