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올해 2월부터 국내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철회한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최근 G마켓과 손을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한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한 필요성이 해소된 데다 합작법인의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하고 있다.
알리는 2018년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초저가 상품을 내세우며 시장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2023년 10월부터는 한국 전용 상품관인 '케이베뉴(K-Venue)'에 입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 정책 등을 시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초기에 임시로 시행됐던 수수료 면제 정책은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 더 연장되기도 했다. 이는 더 많은 국내 중소 셀러들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알리는 돌연 올해 2월부터 수수료 면제를 철회하고 카테고리별 평균수수료를 8.8%로 설정한다고 공표했다. 세부 카테고리별 수수료는 최소 3.3%에서 최대 11%까지로 형성된다.
시장에서는 알리의 수수료 면제 철회 시점이 G마켓과의 합작법인 설립 발표 직후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G마켓과의 협업이 성사되면서 더 이상 공격적인 셀러 유치 필요성이 해소된 데다 새로 설립된 합작법인의 향후 수익원 확보가 중요해진 부분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실 알리가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셀러들을 최대한 확보해 글로벌 역직구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지만 60만명의 셀러 인프라를 구축한 G마켓과 손을 잡으면서 무리한 출혈 마케팅 전략의 필요성이 현저히 희석됐다.
이에 더해 G마켓과 합작한 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수익원 확보 차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도 나온다. 향후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자회사로 G마켓과 알리가 각각 편입됨에 따라 모회사의 연결기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G마켓의 영업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수익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G마켓은 2022년 654억원에 이어 2023년에도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코리아도 같은 기간 20억원과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알리가 수수료 정책을 실시한 배경에는 G마켓과의 합작이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수수료를 받게 되면 알리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알리가 수수료 면제를 중단한 건 국내시장에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수수료 면제 정책을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신세계를 등에 업은 알리의 시장 내 존재감은 기존보다 확실히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료 수수료는 국내 중소기업 파트너와 고객 모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단순히 연장해온 것"이라며 "앞으로 신규 판매자 입점 후 90일간 수수료 0% 등 국내 시장과 상생을 위한 수수료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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