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2025년 새해를 기점으로 하나은행장이 바뀌면서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의 3인 사내이사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통상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에 하나은행장이 빠지지 않고 참여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사내이사가 갖는 책임과 무게감 등에 비춰볼 때 누가 이사회에 새로 합류하고 빠지느냐는 그룹 내부 지형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장 교체로 하나금융 3인 사내이사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는 사내이사를 1명만 두고 있지만 하나금융은 3명의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 사내이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이다. 이들의 임기는 모두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같이 사내이사 1명(지주 회장), 비상임이사 1명(은행장), 다수의 사외이사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사내이사 수를 3명으로 확대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2023년 3월 하나은행장일 때 비상임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합류했는데 지난해 3월부터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강 부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이사회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에서 3인 사내이사 체제가 유지된다면,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함 회장을 제외하고 ▲기존 사내이사 모두 유임 ▲기존 사내이사 중 1명 교체 ▲기존 사내이사 모두 교체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2명 사내이사가 그대로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승열 부회장에 이어 하나은행을 이끌게 된 이호성 행장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10년만 봐도 하나금융 이사회 명단에 하나은행장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2016년과 2017년에 3인 사내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때에도 당시 하나은행장이던 함영주 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 이사회가 지난해 2월 올린 주주총회소집공고만 봐도 신임 하나은행장의 이사회 합류 가능성을 어렵지 않게 점쳐볼 수 있다. 이사회는 당시 "현재 그룹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의 상임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3인 사내이사 구성 변화는 그룹 후계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인사는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만큼 그룹 내 입지가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 하나금융에서는 이승열-이은형-강성묵 3인 부회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 등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묶을 수 있다. 이 경우 사내이사 선임 여부에 따라 상대적으로 그룹 내 입지와 존재감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다음 하나금융 회장 후보에 함 회장과 지주 사내이사 2명이 포함됐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3월 주주서한에서 사내이사 수 확대와 관련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비상승계계획의 절차 및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 여기에 비춰봐도 지주 사내이사가 가지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회장 유고 시 이사회에서 정한 순서(등기임원, 직급순, 선임일순 등)에 따라 직무대행을 지명해 비상경영승계계획 절차를 진행하게 돼 있다. 이 규범과 앞의 주주서한 내용을 고려하면 사내이사 2명 중 1명이 회장 유고 시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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