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적자전환으로 지난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사업은 OTT에 밀려 연이은 실적난을 겪고, 콘텐츠 투자 등 비용부담이 영업이익을 악화시킨 탓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당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과 함께, 성장성에 이어 수익성까지 둔화된 사업구조의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2569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0.5% 감소, 영업이익은 32.5% 감소한 수치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인터넷 및 모바일 가입자 순증으로 통신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지속 상승했으나 방송 가입자가 감소하며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콘텐츠 투자로 인한 무형자산상각비 이월이 이익감소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3분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다. 방송사업서비스의 두 축인 KT스카이라이프와 HCN의 실적난, 스카이라이프TV의 적자 확대 탓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별도 누적 영업수익은 5314억원, 영업이익은 364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20.7% 감소한 값이다. HCN만 놓고 보면 영업수익 1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54%가 감소했다. 스카이라이프TV는 매출은 806억원으로 11.6% 늘었으나 적자가 -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2024년도 영업손실이 -70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HCN을 인수하면서 생긴 영업권이 꾸준히 손상차손으로 인식되며 재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1년 종합유선방송사 HCN을 5151억원에 인수, 유료방송 사업 강화를 노렸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이 OTT 중심으로 급변함에 따라 HCN의 가치와 영업이익은 지속 감소, 회사는 영업권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해왔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2년 24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 2023에는 999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HCN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점으로 보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도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악수' HCN에 대해서는 매각설이 한 차례 돌기도 했으나 회사 측은 부인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의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최소한 올해까지는 '깜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인력조정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집행과 2~3년 전부터 압축적으로 반영된 콘텐츠 투자 진행비 때문이다. 회사가 방송 수익을 높여 이를 상계하기도 쉽지 않아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이나 방송이나 모든 가입자 대상의 영업은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거나 가입자당매출(ARPU)를 높이거나 둘 중의 하나"라며, "시장 둔화로 신규 가입자 모집은 어렵고, ARPU도 가격 저항이 상당히 크기에 시청자 유출 위험도를 높여가며 방송 금액을 올리는 방법을 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방송순증가입자수는 한 차례도 증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해 체질 개선을 위해 수익성 위주의 위성TV(skyTV) 가입자 모집, GTS(위성방송·IPTV 결합상품) 가입자의 순감세 전년대비 절반 축소, 인터넷 가입자 증대에 따른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BEP(손익분기점) 달성, 희망퇴직을 통한 고정비 절감 등을 진행했다"며 "성장성 확보를 위해서는 AI Sports 관련 신사업을 진행중으로, 올해는 수익성 개선과 성장 모멘텀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연말에 연례 진행하는 HCN의 가치평가를 받는 중이며 향후 평가 결과에 따라 영업권손상차손으로 반영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회사는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해 말 KT스카이라이프와 HCN의 인원감축을 실시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KT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인 HCN을 포함, 만 51세이자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실시했다. 대상자는 100여명 수준이며 이 중 일부 소수의 신청자들이 지난 1일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개선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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