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증권신호철 대표, 해외주식 강화…적자폭 줄였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은 본래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이 고사성어를 '작심삼일도 300번 하면 3년'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흘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을 되새기면서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증권사 신임 CEO의 '작심일년'을 들여다보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해석과 결을 같이한다. 신임 CEO가 처음 세운 경영목표를 지난 1년 동안 추구한 결과를 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다음 1년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가 오는 3월이면 임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된다. 신 대표는 취임한 지 1년도 안돼 기존의 대표들과 달리 출범 후 매년 증가하던 적자 규모를 줄이는 성과를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 대표가 방점을 찍고 강화에 나선 리테일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리테일사업에 방점을 찍고 역량 강화에 나선 만큼 카카오페이증권만의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선 독창적인 사업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카카오페이증권 적자폭 줄인 첫 CEO

9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의 2024년 영업손실 규모는 284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515억원) 대비 44.7% 줄어든 수준이다. 김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빠르면 2025년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증권의 적자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2024년 1분기 105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분기 91억원, 3분기 6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4분기 실적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신 대표의 경우 카카오페이증권의 적자폭을 줄이는 첫 CEO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2020년 출범 당시 77억원이던 카카오페이증권의 영업손실은 2021년 178억원, 2022년 474억원, 2023년 515억원 등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신 대표의 리테일 강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대표는 2024년 3월 취임 이후 리테일사업에 방점을 찍고 강화에 나섰다. 해외주식 거래에 특히 집중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함이었다.
신 대표가 내놓은 대표적인 해외주식 강화 서비스는 '데이마켓' 이 꼽힌다. 이는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 매매가 가능하게 만든 서비스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해외 주식 거래 편의성을 제공하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또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스탑로스'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이뤄지는 기능으로 특정 주식이 이전에 설정해 둔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매도된다.
타 금융사 고객 유입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다른 금융사에서 구매한 해외주식을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로 2000만원 이상 옮긴 고객에게 수수료를 캐시백 형태로 평생 환급해주는 이벤트다.
이같은 신 대표의 노력에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2024년 3분기 누적 주식 거래대금은 12조5000억원으로 2023년 대비 29% 증가했다.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해 같은 기간 주식잔고는 91% 성장한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탁자산 규모도 55% 늘어 3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주식 거래 건수도 199% 증가한 3200만 건에 달했다.
전략과 투자에 강점을 가진 신 대표가 역량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대표는 카카오 전략지원실장, 카카오페이 투자총괄 및 사업개발실장을 역임했다.
◆ 해외주식 시장점유율 7위 그쳐…수익 다변화 노력 과제
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주식거래 대금 증가로 수익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등을 볼 때 유의미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대금 기준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2%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키움증권 20%, 토스증권 16.7%, 삼성증권 14.9%, 미래에셋증권 14%, 한국투자증권 12.3% 순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2.1% 수준이다.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글로벌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법이 있다. 글로벌 증권사 인수를 통해 해외주식 수수료를 낮추고 고객 베이스를 확보하면 점유율 및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회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과거 미국 증권사 시버트 지분 인수에 나섰지만 모회사 카카오 창업자가 시세조종 혐의로 인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인수 논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창업자의 사법리스크를 털어내 추가적인 증권사 인수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외주식 외에도 다른 리테일사업부문에서 카카오페이증권만의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주식투자 뿐 아니라 연금저축, 해외 파생상품 중개 등 사용자 수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어 성장력을 입증해야한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2025년에는 AI를 통한 내부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및 기업금융 분야로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