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SK디스커버리 산하 혈액제제 의약품 제조 기업 SK플라즈마에 대한 1500억원 규모 투자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 투자를 결정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한앤코는 이번 투자에서 남양유업 등을 담고 있는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지난달 26일 SK플라즈마 신주 및 구주 투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총 투자 규모는 1500억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SK플라즈마가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38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매입했다. 이어 기존 SK플라즈마 2대주주인 티움바이오가 보유하던 구주 일부를 120억원에 사들였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해 11월 SK플라즈마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주력으로 하는 한앤코가 이례적으로 소수 지분 투자에 나서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 한앤코가 지분 과반을 확보하지 않는 투자는 지난 2018년 SK디앤디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SK플라즈마 투자로 한앤코는 이 회사 지분 27.5%를 확보한 2대주주로 등극했다.
한앤코는 이번 투자에 3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19년 3조8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것으로 SK해운을 비롯해 SK마이크로웍스, SK에코프라임,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남양유업 등의 포트폴리오를 담고 있다. 이번 투자로 3호 블라인드펀드는 약정액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SK플라즈마는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로 혈장을 원료로 하는 혈액제제 의약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혈액 내 성분을 분획, 정제, 바이러스 불활화, 제거 공정 등을 거쳐 알부민 등으로 제조한 의약품이다. 과다 출혈에 따른 쇼크,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등 다양한 분야의 필수 치료제로 쓰인다.
한앤코는 혈액제제 시장에서 SK플라즈마의 기술력과 성장성, 시장 점유율 등을 높게 평가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국내에서 혈장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GC녹십자와 더불어 SK플라즈마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알부민 시장의 경우 양 사가 시장 점유율을 각각 절반 가량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플라즈마를 포함해 지난해 한앤코가 추진했던 거래는 해를 넘어가면서 속속들이 마무리되고 있다. 우선 포트폴리오인 SK마이크로웍스의 필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추진한 합작법인을 지난 2일자로 설립했다. 이어 한온시스템 지분 절반 가량을 한국타이어에 매각한 거래 역시 지난 3일자로 매각대금을 수령하며 투자금회수(엑시트)를 마쳤다.
한앤코는 올해 상반기에도 2건의 딜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 SK스페셜티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완료했다. 거래대상은 SK㈜가 보유 지분 85%로 인수금액은 2조7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SK엔펄스 CMP 패드 사업부를 341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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