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작년에 잘 됐으니 올해도 잘 되리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없다"며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6일 오전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2025 신년회에서 이 같이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의 위기극복 DNA를 강조했다.
올해 신년회는 정 회장 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세부적으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비롯해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신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성 김 현대차 전략부문담당 사장, 송창현 현대차 AVP본부장 사장 등이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로 위기에 맞서는 관점과 자세, 현대차그룹의 변화와 혁신, 위기극복 DNA를 화두로 제시했다. 위기 본질을 파악하고 면밀한 준비와 유연한 자세로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 회장은 "우리는 지난해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앞으로 피해갈 수 없는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그는 "위기가 없으면 안일해질 수 있고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며 "잘 버티자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예측 불허의 국제 정세,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급변과 무역 갈등, 소비자 우위 시장과 전기차 캐즘, 신흥 경쟁사들의 기술 발전과 도전, 기술 혁신 가속화와 이로 인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이에 정 회장은 "닥쳐올 도전들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퍼펙트 스톰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를 극복하며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회장은 대내외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도전'과 '예상하지 못했던 도전'으로 구분하며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먼저 예상할 수 있는 도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면밀하게 준비해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단순히 위기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위기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배경과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 창출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기본기라고 설명했다. 객관적 분석과 종합적인 대응을 이끌어 내는 내부 논의, 단결과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개방적인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를 갖춰야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올해 최초로 외국인 CEO를 선임했는데,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국적과 성별, 학력, 연차와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고 창의적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 회장 체제 최초의 부회장인 장재훈 부회장과 최초의 외국인 전문경영인(CEO)인 무뇨스 대표를 선임했다. 미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내부 핵심 역량을 결집하고, 미래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그룹사 주요 직책에 과감하게 배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도 뻗어나가야 한다"며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필요에 따라 경쟁자와의 전략적으로 협력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당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