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인사코드 점검'파격 인사'…젊어진 4대 금융그룹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젊어졌다. 지난해 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새 인물이 대거 등장한 데다 연공 질서를 따지지 않는 등 파격 인사가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4대 금융그룹 전체 계열사 53곳 가운데 27곳의 CEO가 교체됐다. 절반 이상이 바뀐 셈이다. KB금융그룹은 임기 만료가 예정된 5곳의 계열사 CEO 중 4곳을 바꿨고, 신한금융그룹 역시 13곳의 CEO 가운데 9곳에 새 인물을 앉혔다.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 12곳 가운데 7곳을 새 인물로 교체했고,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을 포함해 7곳의 계열사 CEO를 새 인물로 발탁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각 금융그룹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보다 변화에 무게를 실으면서 세대교체도 과감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단순히 지난해 사장단의 평균 나이와 올해 사장단의 평균 나이를 비교해 보면 KB금융을 제외한 3곳의 금융그룹이 낮아졌다.
가장 많이 젊어진 곳은 우리금융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 사장단의 평균연령은 지난해 58.8세서 올해 58.2세로 0.6세 낮아졌다. 새해 전후로 CEO가 바뀐 7곳 계열사만 놓고 보면 지난해 60.5세에서 올해 58.4세로 2.1년 젊어졌다.
특히 우리신용정보와 우리펀드서비스는 CEO의 연령이 대폭 낮아졌다. 올해 업무를 시작한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는 이중호 전 대표보다 무려 7살이나 어리다. 우리펀드서비스 역시 전임 CEO보다 나이가 6살 젊어졌다.
하나금융도 본부장급을 계열사 CEO로 발탁하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장단 평균연령이 지난해 59.1세에서 올해 58.8세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등 계열사는 연 나이를 기준으로 지난해와 올해 CEO의 나이가 같다.
하나금융지주 AI데이터본부장에서 핀크 대표로 자리를 옮긴 장일호 사장은 1970년생으로 전임자보다 무려 6살 어리다. 하나펀드서비스 대표에 취임한 김덕순 사장도 본부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경우인데 전임자보다 나이가 3살 적다.
지난해 말 본부장급을 계열사 CEO로 대거 발탁한 신한금융에는 1970년대생 CEO가 3명이나 나왔다. 올해 취임한 민복기 신한DS 사장과 박선배 신한벤처투자 사장이 1970년에 태어났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은 1977년생으로 4대 금융 계열사 통틀어 가장 나이가 어리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의 경우도 부사장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분류되는데 나이가 젊어진 것은 아니다. 전임자인 문동권 전 사장과 박 사장 모두 1968년생인데 기준을 각각 지난해와 올해로 두면 오히려 1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KB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 사장단 평균연령이 높아졌다. 다만 올해를 기점으로 CEO가 바뀐 4곳 계열사만 놓고 보면 사장단 평균연령은 지난해 58.5세에서 올해 58.3세로 소폭 낮아졌다.
올해 취임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1966년생으로 전임자인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보다 나이가 2살 많다. KB국민카드와 KB라이프 대표에 각각 취임한 김재관 사장과 정문철 사장은 전임자보다 각각 3살, 4살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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