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 톺아보기위기의 국내사업…인력·R&D부터 감축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국내 대표 위생용지 생산기업 깨끗한나라가 경영난에 직면하며 고정비 절감을 위한 강도 높은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최근 몇 년간 연구개발(R&D) 비용까지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제지사업 부진이 불러온 고육지책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기적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달 희망퇴직을 완료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정비 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전반적인 비용 구조의 경량화 차원으로 읽힌다.

고정비 감축의 일환으로 연구개발비도 줄어들고 있다. 깨끗한나라의 R&D 비용은 2022년 20억3000만원에서 2023년 17억1000만원으로 15.7% 감소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10억8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1% 줄어들었다. 이는 제품 개발과 기술 혁신에 필요한 투자가 감소하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깨끗한나라가 필사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는 배경은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깨끗한나라의 연간 매출은 ▲2022년 6065억원 ▲2023년 5149억원 순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23년 매출은 5000억원대로 급격히 주저앉았다.
깨끗한나라의 매출 부진은 제지사업(PS) 부문의 성과 저하와 무관치 않다. PS부문 매출은 2022년 3524억원에서 2023년 2561억원으로 27.3%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의 백판지 증설과 저가 공세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원가율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누적 원가율은 84.6%로 2020년 동기 대비 7.5%포인트(p) 상승하며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 결과 깨끗한나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37억5000만원에서 2023년 마이너스(-)18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역시 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매출타격까지 입은 PS부문의 세전이익(EBIT) 마진율은 2022년 5.5%에서 2023년 -10.2%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3분기에도 -2.5%를 기록하며 음수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영업 부진과 사용성이 저하된 공장설비로 손상차손이 발생해 대규모 순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만 82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됐고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43억 원의 순손실과 비교해 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깨끗한나라의 인력 감축과 R&D 비용 축소가 단기적인 생존 전략으로는 이해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R&D는 제품 혁신과 차별화의 핵심이며 인력은 기업 경쟁력의 근간이다"며 "이러한 비용 절감은 향후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제지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희망퇴직을 완료했다"며 "백판지 수출 확대와 고부가 신제품 개발, 포장용기 고급화 등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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