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HLB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바이오헬스케어 소재 전문기업 'HLB제넥스(구 제노포커스)'에 힘을 싣고 있다. 진양곤 HLB 회장이 직접 이사회 멤버로 참여한 데 이어 계열사 대표를 지낸 김도연 전 HLB생명과학 사장을 경영 일선에 투입하며 그룹 차원의 높은 기대감을 보이면서다. 특히 진 회장은 최근 HLB제넥스의 주식을 잇달아 매입하며 책임경영은 물론 그룹 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의 중심축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양곤 회장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HLB제넥스 주식 10만2967주를 추가로 매수하며 지분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진 회장은 HLB제넥스 주식 총 36만2967주를 보유하게 됐다.
진 회장은 지난해 11월6일 HLB제넥스 주식 8만주를 매수한 이후 현재까지 11차례에 걸쳐 총 29만8703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 인해 HLB제넥스 인수 당시 0.27%였던 그의 지분율은 약 두 달 만에 1.24%로 확대됐다.
진 회장의 계속된 주식 매수는 HLB제넥스에 대한 그룹 차원의 기대감과 무관치 않다. HLB그룹은 앞서 지난해 10월 800억원을 들여 제노포커스를 인수했다. HLB·HLB파나진·HLB생명과학·HLB테라퓨틱스 등 7개 그룹사가 참여해 인수와 증자 등으로 제노포커스 지분 26.48%를 확보했다.
HLB제넥스는 국내 유일의 산업용 특수 효소 생산기업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식각 및 세척에서 필수적인 과산화수소를 사용 후 물과 수소로 분해해 주는 효소 '카탈라제(Catalase)'를 공급 중이다. 이를 통해 TSMC를 비롯해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또 면역증강물질이자 프리바이오틱스의 일종인 갈락토올리고당을 만드는 효소 '락타아제(Lactase)'를 생산 중이다.
실제 HLB제넥스는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253억원으로 이는 2022년 3분기 대비 44.6%(78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HLB테라퓨틱스(매출 384억원), HLB이노베이션(180억원), HLB파나진(97억원) 등을 감안하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당초 HLB그룹은 해당 인수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소재사업 등 신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건기식·기능성 화장품 소재분야에서의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염두에 뒀다.
그룹 내 시너지를 고려하면서 사내 이사에도 HLB 그룹사 임원들을 임명했다. 진 회장을 필두로 김도연 전 HLB생명과학 사업총괄 부사장, 김송수 HLB바라바이오 대표이사, 심경재 HLB뉴로토브 대표이사 등을 선임했다. 모두 HLB제넥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그룹사 임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도연 전 HLB생명과학 대표는 HLB제넥스의 대표로 선임됐다. 기존 제노포커스의 김의중 대표는 사업부문을, 김도연 대표는 경영부문을 맡아 각자대표 체제로 돌입했다.
HLB제넥스는 HLB그룹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약 700억원의 신규자금을 확보한 만큼 신규 기술개발이나 시장 영업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HLB그룹 관계자는 "HLB제넥스는 국내 1위 산업용 효소 생산기업으로 기존 HLB그룹이 영위하고 있지 않던 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 회장의 지분 확대에 대해서는 "HLB제넥스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과 책임 경영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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