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반도체 전망
마이크론, HBM 시장서 삼성전자 추격 가속
점유율 20% 내건 마이크론, 생산·인력 확대 총력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08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다. 3위 마이크론이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생산 능력과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2위 삼성전자의 시장 입지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글로벌 HBM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기준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9%로, SK하이닉스(53%·1위)와 삼성전자(38%·2위)에 이어 3위에 그쳤다. 20%라는 다소 공격적인 수치는 AI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와의 HBM 협력 강화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8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제품에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10나노급 5세대(1b) D램이 채택됐다. 현재 마이크론은 HBM3E 12단 제품의 샘플링을 진행 중이며, 이를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 또 HBM4(6세대)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기반으로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BM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마이크론은 대만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이중 A3 공장과 타오위안 11 공장에서는 HBM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설비 증설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HBM 생산량을 웨이퍼 기준 월 2만장에서 6만장으로 세 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달 25일에는 타이중에서 세 번째 사옥도 개관했다. 이곳은 HBM을 포함한 D램 선행 기술 연구 등의 중심지로 활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마이크론은 HBM 전문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우선 대만 현지에서 향후 1년간 20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 인력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주간 마이크론은 경기도 일대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일하는 반도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HBM 관련 직무에 대한 경력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초중순에는 국내 주요 대학에서 '당일 채용'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건 채용 설명회도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목표 '점유율 20%'가 삼성전자를 향한 도전장으로 해석하고 있다. 3위 마이크론의 점유율 확대는 1위 SK하이닉스보다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에 더 큰 손실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양산 중이지만 엔비디아의 퀄리피케이션(품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10월 말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주요 고객사 퀄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며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도 밝혔지만 엔비디아로의 공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의 점유율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HBM 생산 능력이 여전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크게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현재 생산 설비와 웨이퍼 투입량에서 경쟁사 대비 열세에 있다"며 "현재 증설 중인 공장들이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안으로 점유율 20%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HBM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월 15~17만장, SK하이닉스는 12만~14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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