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반도체 전망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 앞두고 계측부문 소속 변경 '논란'
'사상최대 TAI' 메모리 아닌 '절반 TAI' CTC로 소속만 변경…인건비 절감 의혹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사상 최대 목표달성성과급(TAI·옛 PI) 지급을 앞두고 계측부문을 기존 메모리사업부 소속에서 소재부품센터(CTC) 소속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업무 및 유관부서 변동 없이 전산상 소속만 변경된 가운데 CTC TAI 규모가 메모리 대비 5배 이상 낮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의 인건비 절감"이라는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TAI 지급과 관련한 내부기준에 따라 단행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계측부문이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메모리사업부 소속으로 TAI를 지급받은 만큼 갑작스런 소속 변경을 향한 의구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일 메모리사업부를 대상으로 월급 200%의 사상 최대 TAI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올 3분기 메모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2% 급증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 상반기까지 메모리사업부 소속이었던 계측부문은 이번 TAI를 앞두고 CTC(소재부품센터) 소속으로 갑작스레 변경되면서 TAI 비중도 37.5%로 5배 이상 낮게 책정됐다. 특히 기존 업무 및 유관부서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과급을 갈라치기 위한 단순 전산 변경"이란 날선 반응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계측부문은 반도체 제조 단계마다 소자 특성이 특정 기준에 충족하는지 검토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성능을 저해할 만한 요소 및 요인들을 미리 찾아내 원가 절감을 이뤄낼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인한 물리적 한계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 키로 떠오르면서 메모리 사업에 있어 필수 부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계측·검사 장비 시장은 올해 104억7000만달러(약 15조4203억원) 규모에서 연간 5.2% 성장해 2029년 134억9000만달러(약 19조8712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한 삼성전자 계측부문 관계자는 "오랜기간 메모리사업부 소속으로 협력해 왔지만 정작 주요한 혜택은 받지도 못한 채 소속만 변경됐다"며 "원가절감에 필수적인 계측부문을 따로 떼놓고 수익성을 높여 나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기존 업무나 유관부서 등 주변 환경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전산상 소속만 변경한다는 건 성과급을 갈라쳐 인건비를 아끼겠다는 것 아니냐"며 "정황상 손 안대고 코 풀겠다는 의미로 비춰질 공산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별다른 이슈 없이 상반기를 마친 상황에서 하반기 TAI를 앞두고 갑작스레 소속 변경이 통보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일부 구성원들은 사내 메신저 닉네임을 '37.5%'로 통일하면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지난해 CTC 조직개편 과정에서 '주요임원 챙겨주기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관련 사업 등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던 만큼 CTC가 아예 해체돼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소속 전환은 기존 TAI 지급 내부기준 등에 따른 것이며 보다 상세한 변경사유 등은 부서 내부사정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현재 계측부문 기존 업무나 유관부서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메모리 시장 침체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D램 시장은 한 자릿수 성장하는 반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한 자릿수 감소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3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에서 2% 가량 역성장한 수치다. 스마트폰·PC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 등 국제정세에 따라 반도체 재고조정 역시 장기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30일 5만3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해외법인 등을 대상으로 다각적인 인력 효율화를 병행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건비는 2020년 31조원으로 30조원대를 넘어서더니 지난해 38조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23%나 급증했다. 메모리 한파에 따른 수익 감소에도 인건비는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올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넘는 인건비가 지출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40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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