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인사코드 점검
부회장 대신 부문장…이재근·이창권, 성과 기대↑
KB금융지주 부문장으로 이동…향후 후계구도 영향 관측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제공=KB금융지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안에서 역할을 이어간다. 두 부문장이 각각 글로벌 부문과 디지털 부문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그룹 안에서 입지가 더욱 단단해지면서 '포스트 양종희' 후보군에 오를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 행장과 이 사장의 지주 부문장으로 이동이다.


KB금융은 "계열사 대표이사로서 검증된 경영관리 역량을 그룹 차원에서 활용하고 핵심 사업의 연속성 있는 추진을 위해 현 계열사 대표이사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글로벌 부문장으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을 디지털 및 IT부문장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이 행장과 이 사장의 지주 부문장 임명을 그룹 후계구도와 관련지어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앞서 윤종규 전 회장 때 은행장과 계열사 대표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했던 사례에 비춰볼 때 사실상 부문장 자리가 부회장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진 것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지주 부문장의 역할만 놓고 봐도 이전 부회장들에게 개인고객, WM(자산관리)·연금 부문, 글로벌과 보험 부문, 디지털과 IT 부문 등을 제각각 맡겼던 것과 흡사하다. KB금융은 지난해 부회장직을 폐지했다.


양 회장의 인사 철학을 고려해도 이 행장과 이 사장의 지주 부문장 임명은 회장 후보군 양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 회장은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잠재적 경쟁자 육성에 대해서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 행장과 이 사장은 향후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에서 각기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향후 거취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계열사 경영에 이어 그룹의 핵심 사업에서도 성과를 보여준다면 단숨에 그룹 후계구도의 중심으로도 떠오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과 디지털은 특히 양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꾸준히 힘을 싣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양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디지털·글로벌 부문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올해 조직개편에서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디지털혁신부를 새로 만들었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추진하겠다"며 "WM(자산관리), 투자운용, 보험, 글로벌 등 4대 영역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부문장을 맡을 이 행장의 핵심 과제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뱅크의 정상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2020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뒤 대규모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뱅크의 적자 운영은 올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국감장에 나와 질타를 받았다. 당장 KB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 규모는 27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정도 불었다.


금융의 비대면화에 따라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KB금융을 포함한 모든 금융지주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부문장(CDO) 겸 IT부문장(CITO)으로 역할을 이어갈 이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양 회장은 "디지털과 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금융사 인사코드 점검 1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