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CEO 포부
이청 삼성D 사장, 기술 격차에 속도
협력업체들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 보일 듯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이동훈 부장)


푸른 뱀띠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맞는 세계 경제는 '차이메리카', '신냉전 2.0'의 커다란 줄기 속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글로벌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조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에 딜사이트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러한 난국을 극복해 나갈 신임 CEO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기술통'이 가고 또다른 기술통이 사령탑을 맡았다. 전임인 최주선 사장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산업을 폭넓게 경험했다면, 이번에 선임된 이청 대표이사 사장은 '디스플레이 외길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 액정표시장치(LCD)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기술 개발 경험을 두루 갖춘 만큼 회사의 기술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포항공대 화학공학 박사과정을 마친 이 사장은 삼성전자 LCD 사업부로 입사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정착, LCD와 OLED 개발 및 공정기술에 참여했다. 그러다 2020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실장으로 임명됐고, 2년 만에 사업부장에 선임돼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을 탄탄하게 쌓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전문성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이번 대표이사 사장 선임도 이 사장의 '중소형 디스플레이'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사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IT 기기 중에서도 수요가 높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중소형 OLED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청 사장은 CEO 자리가 처음인 만큼 관련 레퍼런스가 없어, 시장에서는 그의 구체적인 경영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2025년 을사년 신년사에서 경영의 핵심 키워드를 제시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그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이 사장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신속하고 완벽한 실행력(Action) ▲고객 가치의 최우선(Customer) ▲차별화된 기술 확보(Excellence) 등이다. 이 사장은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진입장벽을 만들고, 기존 제품에 밸류업이 가능한 신기술을 발견하는 한편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바로 상품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부서가 시장과 기술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치열하게 토론해 고객의 니즈를 발굴해 먼저 제안해야 한다"며 "수평적인 소통과 협업,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성장형 조직문화를 리더들이 앞장서 체질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사장이 전임 사장과 또 다른 점에서 차별화되는 부분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다루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협력업체들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인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편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쉽지 않은 상황도 예상된다. 특히 외부적인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현대 디스플레이 시장은 IT 시장 수요가 장기간 침체된 여파로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신규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 등 경쟁사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어, 작은 파이를 나누는 데 따른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LCD 시장을 이미 잠식한 데 이어, OLED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 BOE는 최근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총 630억 위안(한화 약 12조1130억원)을 투입, 8.6세대 IT용 OLED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BOE는 현재 애플 아이폰 OLED의 16%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51%), LG디스플레이(30%)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사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IT OLED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 규모 확대, 기술력 확보, 고객 협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2026년까지 4조원이 넘는 뭉칫돈을 들여 세계 최초 8세대급 IT기기용 OLED 양산에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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