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CEO 포부
최주선 삼성SDI 대표, '기술 중심 DNA' 심는다
엔지니어 출신 기술통, 캐즘 극복 위한 제품군 다변화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그래픽=이동훈 기자)


푸른 뱀띠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맞는 세계 경제는 '차이메리카', '신냉전 2.0'의 커다란 줄기 속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글로벌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조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에 딜사이트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러한 난국을 극복해 나갈 신임 CEO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최주선 삼성SDI 대표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할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다른 배터리 업체도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대표를 선임한 가운데 삼성SDI도 반등을 위한 승부수로 삼성 내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꼽히는 최주선 대표에게 중대한 책임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주선 대표는 제품 다각화를 위해  R&D(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고객사 다변화에도 힘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 28일 삼성SDI는 최주선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DRAM 설계팀 담당임원 상무,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치는 등 대표적인 삼성 내부의 '기술통'으로 꼽힌다. 삼성 안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성장을 이끈 인물로 기술 기반의 경영능력을 선보였다.


최주선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 시절엔 R&D 역량 제고에 집중해 회사의 고실적을 이끌었다. 실제 최 사장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은 후 이 회사의 R&D 비용은 3년(2021년~2023년) 간 ▲2조5855억원 ▲2조8554억원 ▲3조1366억원으로 우상향했다. 이러한 기술 역량으로 2020년 2조1441억원이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을 2023년 156.6% 증가한 5조5018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이렇다 보니 최주선 대표가 삼성SDI에도 기술 중심 DNA를 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캐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반등의 필요조건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았을 때 연구소 산하에 올레도스 등 차세대 제품 연구를 위한 조직도 신설한 만큼 삼성SDI 연구소에도 조직개편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ESS나 LFP배터리 등 다각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시장이 다시 살아나더라도 한국의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 수요가 늘 것으로 확신하기 어렵다 보니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다각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제품이 어느 정도의 혁신을 가지고 있어야지 팔리는 만큼 삼성SDI가 엔지니어 출신의 대표를 선임한 것도 자신들의 배터리를 선택할 수 있게 기술력을 축적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SDI는 LFP 배터리는 2026년, 전고체배터리는 2027년 양산이 목표라고 전해진다. 나아가 46파이 배터리도 내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만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과거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을 맡으며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 다변화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미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을 세운 데다 제너럴모터스(GM)와도 합작공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이차전지 자체가 전기차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 가운데 완성차 업체마다 전기차 계획이 다른 만큼 다양한 고객사를 가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별로 전기차 전환 계획이 다르고 심지어 많이 축소하는 곳도 있다"며 "궁극적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LFP, 전고체, 46파이 배터리 등 모두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최주선 대표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며 "조직 개편 등 얘기되고 있는 사항은 현재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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