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포스코가 내년 회사채 시장의 포문을 여는 1호 발행사가 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포스코를 시작으로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발행 러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그룹은 금리 인하 이후 조달 환경이 개선되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가 몇 차례 진행된 만큼 내년에는 포스코 그룹이 회사채 시장을 조달 창구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년 1월 6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계획이다. 만기는 2~10년물로 구간을 나눠 꾸릴 예정이다. 만기별 발행액 규모는 주관사와 협의 중이다. 희망금리밴드 수준은 ±30bp(1bp=0.01%포인트)로 결정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종 발행일정은 같은 달 14일이다.
대표주관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6곳으로 구성했다. 포스코의 주관사단 구성은 지난 2022년 3월 분할된 이후 ▲2022년 4곳 ▲2023년 5곳 등 확대 추세다.

시장에서는 내년 회사채 시장의 포문을 여는 기업이 포스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포스코그룹 계열사이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올해 포스코그룹은 이례적으로 자금 조달에 보수적인 기조를 보였다. '2024 딜사이트 회사채 집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올해 1조35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대비 45.4% 줄어든 규모다.
내년 첫 발행이 예상되는 포스코는 올해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았다.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데다, 급히 갚아야 할 차입금도 없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이후 자금 조달에 나서도 늦지 않는다는 이유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는데 일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포스코를 시작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며 "금리 인하가 몇 차례 진행된 데다, 내년 계열사들의 회사채 만기 일정도 속속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내년 만기도래 채무 규모는 포스코인터내셔널 4200억원, 포스코퓨처엠 3000억원, 포스코이앤씨 2300억원 등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포스코가 무난하게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AA+로, 일반 사기업이 받을 수 있는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아울러 연초인 만큼 회사채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도 받쳐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가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33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0% 감소했다. 철강업황 부진 외에도 중국을 포함한 해외의 저렴한 제품이 국내로 다량 유입되는 탓이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선재공장 문을 닫았다. 저가 철강재의 공세와 설비 노후화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신용평가업계는 포스코가 단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영업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전방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과거 대비 저하된 수익 성과를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경쟁지위 및 생활 효율화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영업수익 성과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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