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불확실성 탓 '연초 효과' 볼까
상반기 만기도래 회사채 약 50조…"차환 발행 늘겠지만 변수도 공존"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활황세를 보였던 회사채 시장에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탄핵 정국' 리스크로 인해 내년 초 회사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연말에는 다음해 초 회사채 발행을 위한 발행사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포착되곤 하는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고요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내년 초 회사채 시장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내년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79조1482억원으로 올해(42조5000억원) 대비 70.2% 증가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였는데 이를 큰 폭으로 경신한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가 증가한 것과 비례하게 차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 역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회사채 발행이 집중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가 49조8212억원으로 하반기(29조3272억원) 보다 많기 때문이다. 분기별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내년 1분기 26조6000억원 ▲2분기 23조2000억원 ▲3분기 17조5000억원 ▲4분기 11조8000억원 등이다.  


주목할 부분은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예년과 다르다는 점이다. 통상 이맘때가 되면 연초효과를 겨냥해 기업들의 채권 조달 움직임이 활기를 띄기 마련인데, 올해의 경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때문에 내년 초 회사채 시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내년 1월 회사채 발행 일정이 잡힌 기업은 포스코 1곳뿐이다. 발행사들은 탄핵정국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달 회사채 발행 일정을 쉽사리 잡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올해 1월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롯데쇼핑, CJ제일제당, 현대제철, KCC 등 30곳이 넘는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발행사들은 사업계획 설정 등을 예년보다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1월 말 설 연휴도 발행 시점 고려 요건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연초 회사채 장세는 내년 2월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불확실성이 큰 시점인 만큼 본격 연초 장세는 이르면 2월 이후에나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극단적인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채권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비우량 기업의 경우 사모사채나 기업어음 등을 통해 우회하는 자금 조달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비우량 회사채 만기도래 채무가 올해 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 대출이 유력한 우회 자금 조달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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