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상장폐지
자회사 편입 이후 경영 정상화 활로는
③모회사 출자 가능성↑…리조트 등 신사업 확대 움직임 예상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0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사진=딜사이트 DB)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신세계건설이 이마트의 완전자회사에 편입되더라도 재무 우려를 단 번에 씻어낼 수 없는 만큼 건전성과 수익성 동시 개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영위하는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리스크가 크고 수익성이 낮은 주택사업 대신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계열사 일감 시공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그룹사 일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신사업 발굴에 눈길을 돌릴 것이란 예상에도 힘이 실린다.


비상장 완전 자회사가 되는 만큼 모회사의 자금 수혈도 수월해진다. 상장사의 유상증자 시 지분희석으로 인한 주주 반대에 맞닥뜨릴 수 있으나 완전자회사로 전환되면 출자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일어날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건전성이 훼손된 계열사를 완전 자회사로 전환 후 유상증자를 단행, 누적된 재무부담을 덜고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비용 감소 효과를 누렸던 사례가 적지 않다.


주택사업 축소 불가피, 계열사 수주 물량 시공 '전력'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내년 1분기 상장폐지를 목표로 절차를 추진 중이다. 현재 모기업인 이마트가 신세계건설 지분 70.46%를 보유하고 있지만, 남은 주식 전량을 매수해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린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상장폐지 후 재무건전성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비상장사로 전환하면 경영환경이 보다 자유로워지는 만큼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소액 주주의 개입이 없어진 데다 사외이사 도입 의무도 사라진다. 올해 4월 신세계건설 대표에 허병훈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올라선 만큼 그룹 차원의 관리가 더 쉬워지게 된다. 특히 자금 수혈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하더라도 소액 주주의 반대에 부딪힐 일이 없는 만큼 그 절차가 더 수월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자진상폐를 두고 신세계건설 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자진 상장폐지 한 뒤 사모펀드에 매각을 한 사례도 있다. 이마트는 이러한 매각설을 일축했다. 신세계그룹의 주요 사업분야가 유통업이어서 상업시설 공사가 꾸준히 예정돼 있어 시공을 맡을 건설사가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실제 신세계건설은 최근 주택사업 비중은 축소하는 반면 잇따른 계열사의 상업시설 시공 수주로 관련 수주고는 크게 늘어났다. 올해에는 인천 구월 트레이더스(848억원), 스타필드 청라(8398억원) 등을 수주해 올해 3분기 기준 계열사 수주 잔고액이 1조952억원으로 전체 수주잔고(2조5849억원)의 42.4%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말 계열사의 수주잔고 비중(9.5%)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지점 추가 신설이 예정돼 있어 신세계건설도 수혜의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2030년까지 ▲스타필드 창원(5600억원) ▲스타필드 동서울(1조1000억원) ▲스타필드 광주(1조3403억원) 등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다만 신세계건설이 계열사 물량을 무조건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완전 자회사의 경우 공정거래법 규제대상에 해당돼 경쟁입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회사는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이 발행 주식 총수 20%이상 주식을 소유한 회사' 또는 '그 회사가 50%이상 주식을 소유한 자회사'와 거래가 일정 규모이상일 경우 내부거래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 법적 규제가 반드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신세계건설은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경쟁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실제 스타필드 창원의 경우 이미 경쟁입찰을 통해 본공사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다.


신세계건설 사업분야 변화.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기자)

신세계건설의 상장 폐지로 민간 주택 사업 추진 동력은 다소 약해질 수밖에 없다. 비상장사로 전환하면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불가능한 데다 대출 금리도 높아질 수 있다. 신세계건설도 민간 주택 사업 수주를 축소해 나가는 모습이다. 실제 신세계건설이 최근 2년간 수주한 매출액(연결기준) 5% 이상인 주요 프로젝트 중 민간 주택은 한 곳도 없었다. 


신사업 발굴 '필요'…"진행 중인 주택사업은 차질 없이 마칠 것"


신세계건설은 당분간은 불확실성이 높은 주택사업을 적극적으로 수주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현재 추진하는 주택사업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민간 주택 사업들은 모두 착공에 들어간 만큼, 기존 사업 일정대로 시공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사 사업비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매직플로우 매각 등으로 확보한 1조원 이상의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아울러 신세계건설은 향후 신사업으로 리조트사업을 점찍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신세계건설이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인수한 만큼 이를 활용한 리조트사업 보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 섣불리 이야기하긴 어렵다"며 "향후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사업을 위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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