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NH농협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가 이번주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이석준 회장의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갑작스런 정국 불확실성으로 인선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연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주로 알려졌던 발표시기가 늦춰진 것도 농협금융이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빠르면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임추위는 지난 13일과 16일 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 및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선임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농협금융 회장은 초대 신충식 회장과 전임 손병환 회장을 제외하면 줄곧 관료 출신 인사들이 선임돼 왔다. 이중 김용환·김광수 회장의 경우 2년 임기에 더해 1년 연임에도 성공했다. 김용환 회장의 전임이었던 임종룡 회장(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2015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연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다만 이석준 회장의 경우 관료 출신임에도 이전부터 연임에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돼 왔다. 계열사 인사를 두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갈등 양상이 불거지면서다. 강 회장은 지난 3월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선임 당시 농협중앙회 인사를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현 윤병운 사장을 후보로 고수했다.
지분 구조가 분산된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농협금융 지분 100%를 농협중앙회가 소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에도 인사에 있어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여전히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임추위에도 농협중앙회 출신 비상임이사가 포함돼 농협중앙회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이어지는 정국 불안으로 금융권 일각에서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어서다. 관료 출신 인사가 우선적으로 고려돼 왔던 자리인 만큼 현 상황에서 후임자 물색이 쉽지 않다는 이유다. 이전과 달리 유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들리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교체에 무게감이 실려왔던 만큼 손병환 전 회장 이후 다시 내부 출신 인사의 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농협금융 회장 뿐만 아니라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CEO 역시 함께 발표될 수 있다. 현재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생명, NH농협캐피탈, NH아문디자산운용 CEO가 올해말로 임기가 끝난다. 통상 농협금융 계열사 사장들은 기본임기 2년만 수행해온 만큼 이번 역시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중 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퇴임한 지주 부사장 및 은행 부행장들이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된다. 지주에서는 김익수 전략기획부문장과 이기현 사업전략부문장이, 은행에서는 강신노 리스크관리부문장, 정재호 디지털전략부문장, 서준호 에셋전략부문장이 퇴임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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