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부문(이마트)과 백화점부문(신세계)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하면서 SSG닷컴의 거취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지분을 상호 보유하고 있는데 계열분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양 부문간 지분 정리가 선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이마트에 SSG닷컴 지분을 넘기고 신세계라이브쇼핑을 메인 이커머스 채널로 육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10월 말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향후 계열분리를 통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부문을,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백화점부문을 각각 경영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그룹 총괄회장의 보유 지분 승계작업과 계열사 공동지분 정리 등 계열분리 요건을 순차적으로 충족시켜 나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SG닷컴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SSG닷컴 지분에 대한 교통정리가 선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 지분을 각각 45.6%, 24.4%씩 나눠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친족기업 간 계열분리를 위해선 상호 보유지분이 상장사 기준 3% 미만, 비상장사 기준 10% 미만이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이마트에 SSG닷컴 보유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다만 신세계 입장에서도 당장 SSG닷컴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신세계 산하에는 전문 이커머스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SSG닷컴은 2014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온라인부문을 통합해 론칭한 이후 그룹의 핵심 이커머스채널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출혈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아 충성 고객 확보와 패션·뷰티부문 버티컬 강화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신세계가 SSG닷컴을 떼내기 전에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는 관측들도 나온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이마트가 2015년 7월 HS화성(당시 화성산업)의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자회사 '드림커머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0%를 확보하고 계열회사로 편입한 회사다. 이후 신세계는 2022년 이마트(47.8%)와 신세계I&C(28.3%)가 보유한 신세계라이브쇼핑 지분을 2255억원에 취득했다.
현재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신세계그룹의 품에서 알짜 계열사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8년 1296억원에서 지난해 2839억원으로 연평균 16.98% 늘어났다. 또한 영업이익은 2020년 흑자전환 이후 홈쇼핑 송출수수료 부담에도 백억원대(지난해 131억원)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매출 2367억원(전년동기비 16.3%↑), 영업이익 128억원(326.7%↑)을 기록했다.
특히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최근 단순 데이터홈쇼핑 업체에서 탈피해 이커머스의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신세계백화점관'을 오픈하고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1500여개 브랜드와 70만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올해 11월에는 뷰티 전문관, 이달에는 건강식품 전문관을 각각 오픈해 상품구색(SKU)를 늘려나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향후 라이브쇼핑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는 전망 역시 나온다. 신세계가 이마트에 SSG닷컴 지분을 넘길 경우 수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리브랜딩을 위해 재투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가 보유한 SSG닷컴의 지분가치는 약 9353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이는 최근 SSG닷컴의 신규투자자 '올림푸스제일차(SPC)'가 기존 FI들이 보유한 지분 30%를 1조1500억원에 양수한데 따른 것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최대 약점은 백화점 상품들이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되면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입점업체들의 우려"라며 "백화점 측에서 재투자를 통해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리브랜딩을 진행한다면 이 같은 우려도 불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마트와 신세계 측은 "SSG닷컴 지분 정리와 관련해서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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