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은행이 부행장급 임원을 20명 이내로 줄이고 기존의 절반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단행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전체 임원의 30%를 바꾸고 1970년대생을 전면배치하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실시했다.
기존 20개였던 본부조직은 17개 그룹으로 적격적으로 축소했다. 여러 그룹을 총괄했던 부문장도 이번 개편을 통해 폐지된다.
우리은행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전체 23명이었던 부행장 정원은 18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어 기존 부행장 중 11명이 퇴임하는 대대적인 쇄신인사를 실시했다. 부행장 승진자는 6명으로 이중에는 1971년생도 포함됐다.
해외법인장도 1970년대 본부장급을 발탁하는 등 대대적으로 변화를 주었다.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미국·베트남·중국 등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배치하던 관행을 깨고 젊은피 수혈로 해외영업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조직개편에서는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들을 나누어 담당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해 각 사업그룹장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해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IB그룹도 기존 CIB그룹에서 별도 그룹으로 독립한다. 이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 등 자본시장부문 계열사와의 연계영업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토록 했다는 설명이다.
내부통제 조직도 고도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하는 한편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는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해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이와 함께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한다. 지주·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분리 운영한다.
플랫폼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는 영업환경에 대비해 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도 강화했다. ▲WON뱅킹사업부 ▲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최근 리뉴얼한 WON뱅킹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는다는 복안이다.
영업조직도 바뀐다. 인근 영업점 5~6개를 묶어 공동영업·합산평가하던 '영업점 VG(Value Group)제도'는 내년부터 전면 폐지된다. 개별 영업점 단위의 세밀한 고객관리와 신속한 영업추진이 변화된 점포환경에 부합한다는 판단에서다.
전면적 조직 쇄신을 위해 '혁신경영TFT'를 가동하기로 하고 인사와 영업 경험이 풍부한 본부장을 TF장으로 선임했다. ▲디지털·IT 인력 ▲성과관리체계 변경 ▲퇴직직원 경력 활용 ▲여성인력 확대 등 은행의 중장기적 인사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고객이라는 대명제를 중심에 두고 본부조직 슬림화와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고민을 담았다"며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경영진과 함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높여 2025년을 '신뢰받는 우리은행' 회복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이날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안정화와 함께 능력 있는 젊은 리더를 임원으로 전진배치한 이번 인사에서 9명의 임원 가운데 3명이 교체됐다.
특히 경영지원부문과 브랜드부문에는 1970년대생 소속 부서장을 상무급 임원으로 승진 발탁해 부문별 사업추진의 연속성에 중점을 뒀다. 또한 성장지원부문에는 은행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와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으면서 고객과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새롭게 발탁된 경영진들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